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세월호법 대치를 둘러싼 국회 파행과 관련해 정치권에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지난주 캐나다 국빈방문과 제 69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주재한 첫 국무회의 자리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고 2년 동안을 정치권의 장외정치와 반목정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국회가) 만약에 국민에 대한 의무를 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국민에게 그 의무를 반납하고 세비도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한 지 2주일만이다.
박 대통령은 또 "지난 3월 핵안보정상회의 때도 2년전 서울에서 국제사회에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연설할 때의 그 공허하고 착잡한 마음을 잊을 수가 없다"는 언급까지 했다. 이는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해 체면이 깎였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지금 국회의 장기공전으로 인해 국정감사 등 모든 일정이 늦어지고 있고, 법안도 150일째 단 한건도 통과되지 않고 있어서 민생경제 지원과 내수 활성화, 국민안전시스템 구축 등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정치도 국회도 모두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고 정치인 모두가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걸겠다는 약속을 한 것을 국민은 잊지않고 있을 것"이라며 "그 약속과 맹세는 어디로 가고 모든 문제를 정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세월호법 합의를 2차례 번복하며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는 야당의 발목잡기로 국정이 장기 표류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개혁과 혁신은 거창한 구호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때 빛을 보게 될 것"이라며 “각 부처는 국회가 언제 법안을 통과시켜 줄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것만 바라보고 있어서는 안된다. 정부 자체적으로 경제살리기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들을 동원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행정부의 노력을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