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역 고가는 도시 인프라 이상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갖는 산업화 시대 유산으로, 철거하기보다 원형 보존하는 가운데 안전과 편의 및 경관을 고려한 사람 중심의 공간으로 시민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얼마 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낡은 서울역 고가에 대한 활용안을 밝혔다. 골자는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Highline Park)와 같이 녹지공간으로 재생시킨다는 것이다.
왜(?) 하이라인 파크인지 의문이 들었지만 직접 물을 수 없었다. 이번 밑그림을 알린 게 미국 순방 중이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지역상권 침체와 향후 교통난에 관한 게 주를 이룬다.
서울시의 전 고위 공무원은 "서울역의 경우 일반고가와는 다르다. 단순하게 말하면 도심과 연결하는 길로 뚜렷한 기능이 존재한다"며 "하이라인 파크는 과거 20년간 방치됐던 곳이고 서울역 고가는 간선 및 보조간선도로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서울역 고가는 남대문시장, 회현동 등 퇴계로와 중림동 및 마포가 속한 청파로 그리고 만리재로를 잇는다. 그렇다보니 이 길을 따라서 과거 상권이 형성됐다. 그런데 이 중심축을 공원으로 바꾼다면 그 여파는 주변까지 미칠 게 뻔하다.
지역경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차량이 막히면 이곳을 찾던 발길은 줄어들게 되고 자연스럽게 상권침체로 이어지는 게 당연하다.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대책을 마련하라며 난리다. 심지어 일부 상인들은 머리띠를 두르고 반대 피켓을 든 채 거리로 나왔다. 그야말로 먹고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 같은 반발에도 서울시는 내달 국제공모를 거쳐 2년 내 완공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시민과의 공감은 어디에도 없다. 사업안을 발표하기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렇게 중요시하던 소통은 어디로 간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