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 “지금은 버릴 때···‘차가운’ 선택과 ‘뜨거운’ 집중 필요”

2014-09-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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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포스코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버림의 경영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포스코의 본원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는 전략적 단호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버림을 위한 핵심은 ‘차가운’ 선택과 ‘뜨거운’ 집중을 제시했다.
권 회장은 최근 패밀리 임직원들에게 보낸 CEO레터를 통해 “채우려면 비워야 한다. 우리의 역량이나 미래 비전에 부합하지 않는 신성장 아이템들과 비핵심사업은 과감히 중단할 것이다. 그간 쏟아부은 노력을 생각하면 아쉬운 마음도 없지 않지만 도약을 위한 숨 고르기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컨설팅사인 매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평균 수명은 1935년에는 90년에 달했으나 1975년에는 30년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금은 15년도 채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국경과 분야를 초월한 초경쟁 시대에 전 세계 모든 기업이 생존을 위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권 회장은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켜내며 굳건히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는 기업들이 있다. 듀폰, 지멘스, GE, IBM 같은 기업들이다”며, “학자들은 이들 기업의 장수 비결을 여러 측면에서 짚어내고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을 저에게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저는 ‘선택과 집중’을 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시대적 상황과 보유 역량에 맞게 각 회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여기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 것이 핵심성공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1802년 화약업체로 출발한 미국의 듀폰은 한때 무리한 다각화로 몸살을 앓았지만 대대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정유·화학섬유 같은 저수익 사업을 과감히 버리고 고기능 소재와 바이오 분야에 집중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1847년에 설립된 독일 지멘스도 한때 전자산업에 진출하여 위기를 겪었지만 2000년 이후 반도체와 휴대폰 사업을 정리하고 인프라·에너지·산업솔루션 등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1892년 에디슨이 설립한 미국의 GE는 한때 공룡 취급을 받으며 위기에 처했지만 잭 웰치 회장의 ‘1등 아니면 2등(No.1 or No.2)’ 전략으로 잘할 수 있는 분야에만 집중하면서 미국을 대표하는 업체로 우뚝 섰다.

1911년 설립되어 컴퓨터 세계를 개척한 IBM도 루 거스너 회장의 ‘솔루션 전략’을 통해 주력인 PC와 서버사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함으로써 변신에 성공할 수 있었다.

권 회장은 “전 세계적인 철강 불황의 터널을 뚫고 포스코가 위대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앞서간 100년 기업들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며, “(포스코도)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에 매진하면서 메가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2대 사업 영역에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회사의 뿌리인 철강분야는 자동차·해양·에너지 등 수익성과 성장성이 양호한 7대 전략산업향 제품을 집중 육성하고, 기술 기반의 솔루션마케팅을 선제적으로 강화해 ‘월드 프리미엄 제품’ 판매비율을 높여나기로 했다.

글로벌 전략도 종전의 ‘소유와 경쟁’에 기반한 인수합병(M&A) 중심에서 ‘연계와 협력’에 기반한 전략적 제휴로 전환해 국내외 기업과의 협력방안을 찾는 데 집중하고, 진출지역은 시장규모와 성장성 등을 기준으로 집중 투자지역을 선정해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진출전략을 수립하여 수익 기반의 성장을 추진키로 했다.

2대 메가성장 분야에서는 리튬과 니켈 등 원천소재 사업과, 연료전지와 청정석탄화학 사업 기반의 에너지 사업을 철강에 버금가는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사업기반 정착에 전력을 기울여나간다는 방침이다.

권 회장은 “선택과 집중은 회사 차원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임직원 여러분 모두가 나름대로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며, “위대한 포스코는 결국 구성원인 임직원 여러분 각자가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야 완성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듀폰·지멘스·GE·IBM의 공통점은 시대 상황과 경쟁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변신하면서도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는 데 있다. 100년 기업의 비밀이 바로 그것이다”며, “창립 50년을 앞둔 지금, 우리 앞에는 또 다른 50년이 놓여 있다. 새롭게 출발하는 마음으로 포스코의 위대한 미래를 만들어가자. 그 핵심은 ‘차가운’ 선택과 ‘뜨거운’ 집중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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