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러시아가 일본의 추가제재 실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양국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장의 24일 쿠릴 열도(일본명 북방영토) 이투룹 방문에 대한 '맞대응'차원에서 일본이 우크라이나 사태관련 대(對)러시아 추가제재 카드를 내놓은데 대해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이 러시아와의 대화를 어떻게 실현하고 여러 현안에 대해 무슨 논의를 하려는 것인지 의문이다"라며 "일본은 외부압력에 굴해 러시아 추가제재에 나서 자국의 지정학적 입지와 자국 기업에 옮지 못한 선택을 했다"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는 24일 서면 국무회의를 통해 러시아에 대한 신규무기수출과 관련기술 제공을 제한하고 러시아 5개 금융회사 등을 대상으로 주식 등 증권발행을 금지하는 제재안을 추가 승인했다.
제재 대상 은행에는 앞서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제재한 스베르방크, 가스프롬방크, 로스셀호즈방크(러시아농업은행), VTB(대외무역은행), 브네슈에코놈방크(대외경제개발은행) 등 러시아의 주요 은행들이 포함됐다.
이번 일본의 추가 제재안은 같은 날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장의 쿠릴열도 이투룹 신공항 방문에 대한 견제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이바노프 실장은 현지 주민과의 대화에서 "섬을 떠난 청년들의 복귀를 위한 방책이 필요하다"면서 오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쿠릴열도 사회인프라 확충을 위한 640억 루블(약 1조7000억원) 투자계획까지 공개했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는 일본 국민의 감정을 거스르는 것으로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일본 정부도 외교적 루트를 통해 러시아 정부에 엄중한 항의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러시아가 이투룹에 새롭게 준공한 공항은 2300m 활주로를 갖춘 민군 공용공항으로 러시아 본토와 섬을 오가는 중형 제트기 등의 이착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이번 공항건설로 쿠릴열도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강화를 경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