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고객에게 이자부담을 떠넘기는 셈인데 장기적으론 은행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연 2.25%로 0.25%포인트 내리자 금융감독원은 은행 여신담당 임원들을 불러 금리인하 효과가 가계 대출금리에 즉각 반영되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춰 가계의 빚 부담을 덜어줘야만 침체된 경기의 회복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외환은행이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7월 연 3.35%에서 지난달 연 3.59%로 0.24%포인트나 상승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는데 외환은행은 반대로 대출금리를 0.24%포인트 인상한 것이다.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은 대출 만기까지 원리금을 나눠 갚는 주택담보대출로, 가계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농협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도 7월 연 3.31%에서 지난달 연 3.5%로 0.19%나 올랐다.
기업은행도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3.3%에서 연 3.41%로 0.11%포인트 인상했으며, 하나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도 연 3.57%에서 연 3.59%로 올랐다.
같은 계열사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3.59%로 똑같다. 이는 우리(연 3.44%), 국민(연 3.49%) 등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한은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가산금리의 대폭적인 인상 때문이다.
가계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의 합으로 이뤄진다. 기준금리는 시장금리에 연동돼 달라지지만, 가산금리는 은행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외환은행은 7월 0.6%포인트였던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지난달 1.06%로 무려 0.46%포인트나 올렸다. 농협은행과 기업은행도 가산금리를 각각 0.20%포인트, 0.15%포인트 인상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수익 악화를 가산금리 인상으로 상쇄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을 상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난달 15일까지 판매했던 '5년 안심전환형모기지론' 특판이 종료돼 평균 금리가 올라간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