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제2롯데월드, 박원순 시장이 결단하라

2014-09-17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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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잠실 제2롯데월드 저층부의 사용 승인 문제로 궁지에 몰렸다. 서울시의 잇따른 사용 승인 결정 유보로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3일 임시사용 승인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6~16일 프리오픈을 진행하고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이 제2롯데월드 저층부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안전한 것으로 자체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계속해서 안전 문제가 제기되자 시민의 의견을 묻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프리오픈은 시작 전부터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일반 시민들이 저층부를 1~2시간 둘러본다고 안전 문제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초고층 빌딩의 안전은 전문가들도 각종 장치를 사용해 점검해야 확인할 수 있다.

기대와 달리 프리오픈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서울시는 15일부터 직접 안전점검에 나섰다. 하지만 서울시가 진행하는 안전 및 교통 점검 등은 자문단이 대부분 실시한 사항들이다.

이날 검증도 이미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린 공사 현장을 보여주기식으로 다시 점검하는 수준이어서 새로운 문제점이 거의 나오지 않는 등 검증 실효성이 떨어졌다.

또 이날 점검단은 커튼월 공사현장의 고리 체결 작업을 포함한 일부 항목에 대해 점검하지 못했다. 서울시가 여론의 눈치를 봐 일방적으로 급하게 진행하느라 준비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지금까지 해온 전문가 안전 진단을 이달 말까지 반복하겠다는 계획이다.

건축물 사용 인허가는 서울시의 고유 권한이다. 전문가들을 통해 검증하고 안전하면 승인하는 것이 서울시의 책무다. 하지만 책임을 시민들에게 돌리는 모양새는 바람직하지 않다. 

세월호 사태는 우리에게 '안전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석촌호수의 수위저하 등 혹시라도 안전문제에 대해 불안하다면 프리오픈 운운하지 말고 차라리 내년 5월 연구용역 결과가 나올때까지 승인을 보류하겠다고 말하는 게 떳떳하다.

언론에 휘둘리며 찔끔찔끔 보여주기식 개선책을 내놓는 서울시정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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