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 2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겠다던 정부는 1년도 되지 않아 대체 상품격인 디딤돌 대출 금리 인하 등의 정책을 펼쳐 시한부성 대책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공유형 모기지 지원 실적(최종 대상자 선정 기준)은 358건 462억원으로 조사됐다. 전달인 7월보다 건수는 131건, 금액은 202억원 줄었다. 5월 이후 4개월간 지원 건수와 금액 모두 지속적 감소세다.
공유형 모기지란 주택기금을 통해 무주택자에게 저리로 장기 대출한 뒤 대출 만기 또는 주택 매각 시 손익을 공유하는 제도다.
1%대의 초저금리 상품으로 관심을 끌면서 지난해 10월 3000가구 대상 시범사업에서는 접수 한시간도 안돼 5000명이 몰려 마감됐다. 당시 대상자는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로 대상 지역은 서울·수도권 및 6대 광역시다. 주택은 기존 아파트와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가 대상이다.
지난해 12월부터 2조원 규모 본사업을 실시한 이후에는 대상을 확대하면서 신청자가 늘기도 했다. 올 3월에는 생애최초 뿐 아니라 5년 이상 무주택자도 대출이 가능토록 했고 신규 분양아파트도 대상에 포함했다. 공유형 모기지 지원실적도 3월 778건에 1011억원, 4월 970건 1250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5월 들어 실적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누계 지원실적은 올해 지원 목표인 2조원의 절반도 안되는 8449억원(6458건)에 머물렀다.
집값이 떨어질 경우엔 저금리가 부담을 줄여주지만 집값이 오를 경우 수익을 공유해야 하는 구조가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부터 총부채상환비율(DTI) 및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금융규제가 완화돼 은행권 대출 한도가 넓어진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기존 대출의 금리가 꾸준히 낮아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택기금의 지원을 받는 디딤돌 대출의 경우 현재 소득·만기별로 2.8~3.6%의 금리가 적용 중이지만 9·1 부동산 대책을 통해 0.2%포인트 낮아지게 됐다.
예를 들어 자기자본 6000만원을 보유한 부부합산 연소득 2000만원 이하 무주택자가 20년 만기로 1억4000만원 대출을 받게 될 경우 향후 집값이 크게 오를수록 디딤돌 대출이 유리하다.
디딤돌 대출의 경우 금리 인하 시 2.8%까지 적용을 받아 원리금 균등 납부 시 연간 이자는 392만원으로 원금을 포함해 한달 약 90만원을 내야 한다. 반면 공유형 모기지(수익형)는 한 달에 약 76만원만 내면 된다. 연간 금융비용 차이는 연간 약 180만원으로 20년이면 3600만원 가량이다.
20년 후 주택가격이 두 배 올랐다면 디딤돌 대출은 그대로 2억원의 차익을 거두지만 공유형 모기지는 5677만원을 환수하게 된다. 이자 비용을 제외해도 디딤돌 대출이 약 2000만원 이익을 보는 셈이다.
공유형 모기지는 향후 시장 회복세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의 판단에 따라 도입됐다. 국토부도 지난해 제도를 발표하며 “집값 변동과 관련된 위험을 덜어줘 주택시장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부동산 경기 부양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공유형 모기지가 상품성을 잃게 됐다. 시장 회복세가 지속될수록 결국 공유형 모기지의 활용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어 임시방편용 대책 아니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공유형 모기지 실적은 단순 최종 승인 대상자 기준으로 실제 대출 시행은 더 많이 이뤄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