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 지난해 정부가 원유 도입선 다변화 지원 기준을 완화하며 SK인천석유화학,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삼성토탈 등 4개 회사들이 9년 만에 처음으로 지원금 혜택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원유 도입선 다변화 지원 제도는 정부가 국내 정유사 등이 중동 이외 지역에서 원유를 들여오면 운송비 일부를 지원해주는 것이다. 중동 지역 원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1982년 도입됐다.
SK인천석유화학은 363만8000배럴 원유에 대한 지원 혜택을 받았다. 이어 삼성토탈(216만8000배럴) 현대오일뱅크(212만5000배럴) GS칼텍스(209만2000배럴) 등의 순으로 수혜를 받았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원유 도입선 다변화 지원금은 받은 회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만큼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 수입국이 중동으로 편중됐을 뿐만아니라 제도 기준자체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유 도입선 다변화 제도는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30여년 만에 원유도입선 다변화 제도에 의한 지원이 시행된 이유는 작년 5월 31일 지원 기업에 대한 기준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기존 지원 기준은 원산지 1개국 기준 700만 배럴 이상 원유를 수입한 회사였다. 이 기준을 지역별 200만 배럴 이상으로 완화한 것이다. 최소 4번에 걸쳐 운송하는 연간 4항차 기준 및 1년 이상 장기 계약 기준도 없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기준 완화는 5월말부터 시행됐지만 정유사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본 물량은 9월 이후 들어온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기준 완화로 장기 계약으로 들어오는 물량 뿐 아니라 원유가 쌀 때 조금씩 가져오는 스팟성 원유 물량까지 수혜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수입 원유의 70%는 1년 이상의 장기 계약 물량이고, 30%는 스팟성 물량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는 타사에 비해 원유 수입량이 많고 관계사가 없어 독자적인 다변화가 가능했다”며 “이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수혜를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동 석유회사 아람코와 20년 장기 계약을 맺고 있는 S-OIL은 원유도입선 다변화 지원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
S-OIL 관계자는 "아람코와 장기 계약을 맺으며 원유를 안정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전체 석유 비중 중 중동 지역 수입 물량 비중은 90%"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