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월드고속훼리주식회사에서 목포-제주간 운항 중인 ‘씨스타크루즈호’ 김철수 선장은 최근 여객선 이용객이 급감한데 대한 아쉬움을 이같이 전했다.
김철수 선장은 최근 세월호 사고 이후 선박 내 안전시설을 대폭 강화했다. 차량 고박을 위한 장치 개수도 늘렸고 구명정 점검도 매시간 직접 하고 있다. 승객이 가장 많이 왕래하는 로비부터 객실까지 안전과 관련된 홍보영상과 문구도 부착해 만일에 대비한 안전사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자는 지난달 29일 제주에서 목포까지 운항하는 씨스타크루즈를 직접 승선했다. 씨스타크루즈는 현재 우리나라 연안여객선 중 규모가 가장 큰 선박이다. 총톤수 1만5089톤, 정원 1935명으로 1990년 건조됐다. 하루 1왕복 목포-제주간을 운항하고 있으며 약 4시간 30분 소요된다.
김 선장은 “세월호 사고 전에는 정원의 80% 이상을 수송했지만 요즘에는 50% 채우기도 버겁다”며 “승선절차도 더 까다로워진데다 아직도 승객들이 안전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승선절차는 상당히 강화됐다. 4월 이전에 신원조회 한번으로 통과가 가능했던 승선 절차는 검표에서 한번, 승선 전에 한번, 승선 후 한번 등 총 세 차례에 걸친 신원조회를 신분증과 함께 검사했다.
출항 후에는 10분간 지속적인 안전관련 안내방송이 이어졌다. 각 일반 객실에 놓인 TV에서는 비상시 대피요령과 구명보트 및 구명조끼 탑승·착용법이 방송됐다.
씨스타크루즈는 최근 예산을 투자해 근거리무선통신(NFC)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도 장착했다. 이 앱을 설치하면 배의 모든 객실과 도면을 볼 수 있어 유사시 대피로 파악이 가능하다. 로비에는 구명조끼 종류를 전시하고 실제로 입어볼 수 있도록 마련했다.
승객 양미선(여·29)씨는 “세월호 사고 때문에 여객선 탑승이 꺼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 배를 타보니 안전과 관련한 안내와 방송을 많이 하고 있다. 안심이다”라며 “비행기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배를 자주이용한다. 세월호 사고 이후 불안감이 높아졌지만 이정도 안전이 강화됐으면 믿고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상반기 연안여객선 수송실정은 전년보다 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울릉도, 서해5도 등 섬 지역 여행객이 대폭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제주도 항로는 전년동기 대비 18%, 울릉도 32%, 세해5도 16%, 목포·홍도 16% 감소율을 보였다. 1~3월 증가세였던 수송실적은 4~6월 들어 급격한 감소로 이어졌다. 6월 수송실적은 121만4274명으로 전년동월(159만8256명)보다 38만3982명으로 76% 줄었다.
한편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씨스타크루즈에 직접 승선해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관리 개선사항을 점검하고 승객과 선사 관계자로부터 불편·애로 및 정책건의 사항을 수렴했다.
이 장관은 일반 승객과 똑같이 신분증 제시, 발권, 개찰 등 승선절차를 밟고 차량과 화물 고박상태, 과적관리 및 차량전산발권 실태, 지난 20일부터 시범적으로 시행 중인 화물전산발권 현황을 꼼꼼하게 점검했다.
이 장관은 “세월호 사고 수습 과정에서 여객선운송사업 체질개선, 연안여객선 공영제와 여객선 현대화사업 등의 추진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며 “우리 경제수준과 국민 눈높이에 걸맞는 안전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