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저우융캉(周永康)이라는 거대 호랑이 사냥에 성공한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성부급'(省部級·장차관급) 고위인사 3명을 동시에 잡아들이는 등 반부패 드라이브를 이어가고 있다.
집권 이후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반부패 정책을 강력 추진 중인 중국 당국이 10년 이상 윈난(雲南)성 1인자로 권력을 휘둘러온 고위급 인사와 산시(山西)성 부성장과 상무위원 등 3명의 장관급 고위인사를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산시신원왕(新聞網)이 31일 보도했다.
바이언페이는 10년 이상 윈난성의 최고 권력자로 군림해온 유력인사로 앞서 칭하이(靑海)성 서기 및 성장을 역임하고 2001년 윈난성 서기로 임명돼 2011년 8월 전인대 직책을 맡을 때까지 윈난성 1인자 자리를 굳건히 유지해왔다.
바이 위원의 구체적 혐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올 초부터 류한(劉漢) 한룽(漢龍)그룹 전 회장과 연관있다는 설이 나온 점으로 미뤄 저우융캉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 낙마 후 후폭풍을 맞은 것으로 분석됐다. 살인 및 조직폭력 등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류한은 저우 전 서기의 아들인 저우빈(周濱)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최근 부패척결 사정바람의 직격타를 맞은 산시성의 런룬호우(任潤厚) 부성장과 바이윈(白云) 당위원회 상무위원 겸 통일전선부장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사실도 이날 동시 공개됐다. 장차관급 고위 공직자 세 명이 동시에 낙마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특히 바이윈 부장은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이하 18차 당대회) 이후 처음으로 낙마하는 여성 관료라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산시성이 당국 사정바람의 집중 공격대상이 되고 있어 주목된다. 앞서 23일 기율위는 산시성 타이위안(太原)시 당서기인 천촨핑(陳川平)과 산시성 당위원회 비서장 녜춘위(聶春玉)를 심각한 기율 위반으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으며 지난 18차 당대회 후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은 중국 차관급 이상 관료 41명 중 산시성 출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아직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위안춘칭(袁純淸) 산시성 서기가 결국 좌천되고 왕루린(王儒林) 지린(吉林)성 서기가 후임자로 내정된 상태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이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왕 서기가 산시성으로 옮겨가면면 지린성 당 서기에는 시 주석이 저장(浙江)성 서기 역임 당시 함께 근무했던 바인차오루(巴音朝魯) 지린(吉林) 성장이 임명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저우 전 서기의 세력기반 무너뜨리기가 산시방으로 옮겨갔다는 해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 주석 비서실장 출신인 링지화(令計劃) 당 통일전선부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링 부장은 현재 산시방의 좌장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이번 고위 공직자 3명의 비리혐의 낙마 소식이 전해지면서 저우 전 서기 이후 사정바람이 멎거나 소강상태에 머무를 것이라는 항간의 추측이 틀렸음이 명확하게 입증됐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앞서 25일 중국 사정당국의 사령탑, 왕치산 기율위 서기 겸 정치국 상무위원이 "저우 전 서기 후 더 큰 호랑이를 잡을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기다리면 알 것"이라고 웃으며 답해 향후 고위인사 낙마 소식이 계속될 것임을 암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