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세월호 정국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내상이 깊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등 유가족들이 집권여당과 ‘직접 통로’를 연 직후 초경강 노선으로 회귀한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급락했다. 반면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야권의 호재성 이슈인 ‘세월호 심판론’에도 불구하고 지난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 등에서 잇따라 패배한 데 이어 ‘포스트 재·보선’ 정국에서도 정국 주도권을 뺏김에 따라 향후 대여투쟁 동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새정치연합은 18.8%에 그쳤다. 이는 전날 대비 3.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반면 새누리당은 47.3%를 기록하면서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28.5% 포인트로 확대됐다.
20%에도 못 미치는 새정치연합의 지지율 수치는 지난 3월 구민주당 시절 지지율과 비슷하다. 올해 1~2월 당시 민주당의 지지율은 17%∼19% 사이에 머물렀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합당으로 출범한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민주당 시절로 회귀한 셈이다.
이번 조사는 26일과 27일 이틀간 전국 19세 이상 1000명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였다.
조선일보가 지난 26일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수치는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44.9%, 새정치연합은 23.2%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 6월 미디어리서치 조사와 비교하면 새누리당은 1.1% 포인트 상승한 반면,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30.7%에서 23.2%로 7.5% 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지난 3월과 비교하면 양당의 지지율 희비곡선의 교차점은 더욱 뚜렷해진다. 당시 미디어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39.7%로 새누리당(44.8%)에 근접했다.
불과 반년 만에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서 20% 포인트 안팎으로 벌어진 셈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26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였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이날 사흘째 장외투쟁을 이어가며 ‘여·야·유가족 3자 협의체’ 수용을 전면에 내걸고 새누리당을 강하게 압박했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상행동회의’를 개최한 뒤 서울 명동과 강남역 등지에서 여론전을 펼쳤다.
하지만 당 내부에선 온건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경파의 장외투쟁을 강하게 비판, 향후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할 전망이다.
앞서 장외 투쟁 반대 연판장을 돌인 온건파 그룹은 이날에도 대책회의를 열고 “국회는 야당의 최대 투쟁수단”이라는 데 뜻을 같이한 뒤 박 위원장에게 의견을 전달했다.
강경파 내부 상황도 좋지 않다. 10일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을 벌인 문재인 의원이 이날 단식 중단을 선언한 것과는 달리,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은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당이 사분오열되고 있다.
한때 우군이었던 세월호 유가족들이 이날 박 위원장의 면담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새정치연합의 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