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 월간지 '조선예술' 최신호(7월호)에 실린 '만경대 가문의 혁명사상과 명필체'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과 거의 똑같은 필체를 갖게 된 연유에 대한 김 제1위원장 본인의 말을 소개했다.
이 잡지는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글을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장군님(김정일)의 필체인 백두산 서체를 따라 배우기 위하여 많은 품을 들였다고, 장군님께서도 내가 쓴 글을 보시고 자신의 필체와 신통히 같다고 하셨다고 말씀하였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필체를 '명필체'로 떠받들고 있으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필체는 각각 '태양 서체'와 '백두산 서체'라는 고유 명칭으로 통한다.
두 사람의 서명은 글씨의 경사 각도와 자음의 모양까지 흡사해 김 제1위원장이 부친의 필체를 모방하고자 상당한 공을 들였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조선예술'에 실린 김 제1위원장의 말은 이들 부자의 '판박이 필체'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인위적인 노력에 따른 것임을 확인한 셈이다.
김정일 위원장도 김일성 주석의 필체를 본받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사실이 2004년 북한 인터넷 매체 '조선인포뱅크'를 통해 알려졌다.
이 매체는 김 위원장이 부친의 필체를 연습하며 쓴 종이를 모두 쌓으면 그 높이가 그의 키를 넘을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결국 김일성 주석의 필체가 김정일 위원장을 거쳐 김정은 제1위원장으로 3대째 이어진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부친의 필체를 모방하는 데 힘을 쏟은 사실을 북한 잡지가 공개한 것은 선대(先代)에 대한 그의 충실성을 부각해 '정통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