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온 장마, 유통업계 희비 엇갈려

2014-08-2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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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장마 기간에 내리는 비의 양은 평균 363㎜다.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 보면 2470억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 그만큼 비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올해는 지난 7월에 장마가 찾아왔지만 '마른 장마'로 인해 비를 기다리던 기업들에게 경제적 손실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 8월 말이 되어서야 '가을 장마'가 시작되면서, 이를 기다리던 기업들에게 단비가 되고 있다.

기업들이 비를 기다리는 이유는 비가 오면 사람들의 소비 행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소비 패턴 변화로 달라지는 경제규모는 가늠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다.

우선 비가 오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소비자들의 이동이 줄어드는 것이다. 대형마트‧백화점 매출은 줄어드는 반면 홈쇼핑·온라인쇼핑몰 매출이 증가하는 이유다. 

실제로 보통 장마가 시작되는 6월이면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우산·레인부츠·방수테이프·아쿠아슈즈·와이퍼 등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보다 많게는 17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쇼핑 매출도 15% 가량 증가했다.
 

[일러스트=김효곤기자 hyogoncap@]


식품업계에서도 비로 인해 희비가 엇갈린다. ‘비오는 날에는 부침개가 제격’이라는 말처럼 부침가루 판매량이 40%나 뛰어오르고, 부침개의 짝꿍인 소주·막걸리 매출도 10~20%가량 증가했다. 또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온음료나 라면 등의 매출도 20~30% 가량 늘어났다.

반면 늦은 장마와 서늘해진 날씨로 인해 정작 특수를 누려야할 업체들에게 장마는 '쓴비'로 다가오고 있다.

남부지방부터 본격적으로 비가 오기 시작한 8월 11일 이후 맥주 매출(편의점 기준)은 막걸리와 소주 신장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아이스크림과 탄산음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줄어들었다. 해당기업들에게는 사실상 바캉스 특수를 사실상 실종된 셈이다.

배달이 주력인 자영업자들에게 장마는 불황을 피해가는 탈출구다. 지난해 장마 기간 중 서울·경기지역 치킨 배달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장마 전에 비해 20~30% 정도 매출이 상승했다. 중국집 등 배달 전문점 매출은 2배 가까이 상승햇다.

원가 상승과 경기침체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이들에게 장마는 사실상 ‘단비’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이상기온으로 인해 유통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며 "올해는 여름 특수가 실종된 반면 늦은 장마와 빨리 찾아온 가을로 인해 외식, 홈쇼핑 업체들의 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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