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후배 꼴 못보는 늙은 배우 얄밉지만 짠하네~ 연극 '배우할인'

2014-08-2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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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까지 대학로 예술공간서 앵콜공연

[연극 배우할인]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나이는 먹어도 감정은 늙지도 않네.

 연극 '배우현실'은 대학로 배우들의 현실을,코믹하면서도 애잔하게 보여준다.
 데이비드 마멧의 원작 <극장속의 인생>을 번안, 각색했다.  마멧의 작품은 늙어버린 배우가 이제 어린 배우를 보면서 느끼는 소회와 질투를 담아냈다다면  '배우 할인’은 40대 중년 배우의 거친 질투심을 보여준다.

  ‘배우는 오직 대학로 연극을 해야한다’는 선배와 대학로 연극을 바탕으로 스타가 꿈인 후배의 이야기다.

“넌 연극이 뭐라고 생각하냐? 난 대학로에 20년 있었다. 이 바닥은 오래 버티는 놈이 이기는 거야”라고 허세를 떠는 중년배우 만달이와 신입단원 현우는 같은 분장실을 쓰고 있다. 

 만달은 갓 입단해 단역을 열심히 연습하는 현우가 기특해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준다. 현우 또한 이런 대선배의 호의가 내심 감사하다. 둘은 차츰 서로를 배려하며, 극장 안팎에서 보기에 좋은 선후배다.

하지만 성공은 이둘을 갈라놓는다. 후배 현우가 큰 작품을 맡고 성장하면서다. 20년간이나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선배 만달은 질투심에 괴롭다. 후배가 연기하는데 방해를 하기도 하고 은근히 깎아내리는 말을 하기도 한다. 탐탁지 않다는 눈빛을 보내기도 한다.

  40대 남자의 질투심은 거칠다.  집요하게 들끓고,폭발하다 가라앉고 우울증의 증상을 보이는 배우 '장만달'은 찌질이 궁상의 끝을 보여준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사람이 왜저럴까 싶을정도로 얄밉지만 어쩐지 애잔한 마음이 들어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연극 배우할인]


 진상을 떠는 비루한 연극인의 넋두리 정도로 보이기도 하지만, 배우들을 통해 드러나는 허무, 욕망, 질투심은 관객에게 투영된다.  배우들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무대 위에서 펼쳐지고 있는 나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전달된다.

 극단 인어가 올린 이 연극은 지난 6월, '선돌극장'과 '나온씨어터'에서 막을 내렸지만 뜨거운 호응으로 대학로 '예술공간 서울'에서 2차 앵콜공연을 하고 있다.

2013년 제13회 2인극페스티벌에서 국보급 능청연기로 '남자연기상'을 수상한 '만달'역의 한규남과 '꽃 미남' 배우 김정규가 뮤지컬 <오리지널 드로잉쇼>에서 역동적이고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이세민이 찰진 연기를 선보인다. <찍힌놈들>, <유리동물원>의 오승욱이 연출을 맡았다.  공연은 31일까지.(02)3676-3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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