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변호사 10명 중 9명은 여전히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5명 중 4명은 전관예우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8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8일까지 소속 회원 11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관예우의 존재여부에 관한 질문에서 89.5%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전관예우 관행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7.5%가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전관 변호사를 찾는 의뢰인들이 존재해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번째로 많은 응답자인 32.9%도 '음성적이고 변형된 형태로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대형로펌이 경쟁적으로 전관 변호사를 영입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49.5%가 전관예우로 수사나 재판에서 유리한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의뢰인들이 전관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2.1%였고, 유관기관에 로비를 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은 9.4%로 뒤를 이었다.
설문에 응한 변호사들의 47.2%는 민·형사 재판 모두에서 결론에 전관 변호사들의 영향력이 미친다고 답해, 전관예우가 유리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었다.
35%는 검찰 수사단계에서, 22.1%는 형사 하급심 재판에서 전관예우가 심하다고 봤고, 민사 하급심 재판에서 전관예우가 발생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15.9%였다.
고위공직자가 대형 로펌에 고문으로 취업하는 것에 대해 38.8%는 '변호사 자격이 없는 고위 공직자의 고문 취업은 로비를 위한 것이므로 금지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며 34.3%도 전관예유의 일종으로 보고 금지 의견에 따랐다. 나머지 21.5%정도만 권장할 일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문제로 돌려 중립적 가능성을 보였다.
고위 공직자가 대형 로펌에 취직했다가 다시 공직에 복귀하는 '회전문 인사'에 대해서도 53.1%가 '근무했던 로펌에 특혜를 줄 우려가 있어 금지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38.9%의 응답자도 유능한 인재를 활용할 순 있어도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최근 논란이 된 재판연구원(로클럭)으로 근무했던 사람이 대형로펌에 입사해 자신이 근무했던 재판부에 배당된 사건을 맡는 것과 관련해서는 60.2%가 로클럭에게도 전관예우금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판·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하면 퇴직 전 근무지의 사건을 1년 동안 맡지 못하도록 한 '전관예우금지법'은 효과가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응답자의 64.7%는 '법을 피해 우회적으로 사건을 수임하고 있어 사실상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전관예우가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의견은 21.5%에 그쳤다.
전관예우 근절 방안을 묻는 질문에서는 평생 법관제 또는 평생 검사제 정착(23.4%)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재판 모니터링 강화(18%), 전관 변호사 수임내역 공개(15.9%), 퇴직 후 일정기간 변호사 개업 금지(15.9%) 등을 꼽았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앞으로도 해마다 전관예우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관련 자료를 축적해 나감으로써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실증적 연구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며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전관예우 문제가 개선되고, 사법의 공정성이 확보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