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5년간 분양한 아파트 중 2700여가구가 미분양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준공한지 2년이 지났지만 미분양 상태인 물량도 900가구에 달해 공급 과잉이 심각한 상황이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최근 5년간 LH가 분양한 아파트 10만639가구 중 미분양 아파트는 2690가구(2.7%)였다.
지역별로는 경기의 미분양 물량이 1089가구로 가장 많았으며 인천(605가구), 대전‧충남(472가구), 광주‧전남(357가구)이 뒤를 이었다.
전체 미분양 물량 중 준공 2년이 지난 악성 미분양 물량은 896가구에 달했으며, 대부분이 경기와 광주‧전남에 몰려 있었다.
3년 이상 미분양 물량은 250가구로 경기(군포‧성남‧오산‧김포‧파주)에 197가구 집중돼 있었으며, 나머지 지역은 대전‧충남(31가구), 인천(21가구), 서울(1가구) 순이었다.
특히 경기 오산 세교 물향기마을 13단지 ‘휴먼시아’는 전체 580가구 중 20.3%를 차지하는 118가구가 미분양 상태였다.
나머지 2년 이상 미분양 물량 646가구 중 357가구는 광주‧전남에 있었으며 경기(188가구), 강원(45가구), 대전‧충남(45가구), 인천(11가구)이 뒤를 이었다.
의정부 민락2지구 휴먼시아는 842가구 중 154가구(18.3%), 목포 남교 ‘트윈스타’는 240가구 중 98가구(48%)가 미분양이었다.
LH는 이 같은 미분양 물량을 없애기 위해 분양대금의 40~60%를 입주 후 3~5년간 무이자로 매년 분할 납부토록 하거나, 은행에서 중도금 대출 시 이자를 대신 부담해주는 판촉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분양 가격을 낮추고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것 보다 정확한 수요 예측 결과에 따라 공급량을 조절하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이 의원은 “지역별, 전용면적별로 수요를 예측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아파트를 건설한 결과 미운양 아파트가 2690가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를 최대 40% 할인해주는 등 떨이로 처리해 기존 분양가로 입주한 입주자들과의 마찰이 심화되고 있다”며 “미분양 물량은 값을 내리는 것이 현실적이기는 하나, 그에 앞서 합리적인 분양가를 책정하고 수요를 정확히 예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