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샤오미 돌풍이유, 중국인들에 물어보니

2014-08-1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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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지난5일 '취미생활'로 영화투자를 한다는 중국인 장(張)씨를 만났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100억대 자산을 굴린다는 그는 베이징 근교의 한 영화스튜디오에 마세라티를 타고 나타났다. 명품 선글라스에 흰색모자, 바다색 남방에 배기팬츠를 입고 내린 그는 딱 봐도 젊은 부호였다. 응접실 쇼파에 앉은 그가 꺼내놓은 휴대폰은 의외로 샤오미(小米). 그날은 마침 중국시장에서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는 발표가 나온 날이었다. 호기심에 그에게 “당신 같은 부자가 왜 애플, 갤럭시 대신 샤오미를 사용하나”고 물었다.

이제껏 아이폰을 사용했었다는 장씨는 “10대후반에서 20대초반의 소비자들이 왜 이토록 샤오미에 열광하는 지 몸소 체험하고 싶었다”며 “문화·패션 업계 사장들 중에 나와 같은 이유로 샤오미를 사용하는 분이 꽤 있다”고 답했다. 장씨에게 “사용해보니 어떻던가”라고 물었더니 “성능은 아이폰에 비해 떨어지지만, 샤오미는 재밌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후 9일 베이징대를 찾아 샤오미를 사용하는 학생들에게 샤오미를 왜 구매했는지를 물어봤다. 이들은 앞다퉈 다양한 대답을 쏟아냈다. 이들의 반응은 역시 대체로 '재밌다'는 평이었다. 
 

[그래픽=김효곤기자 hyogoncap@]



우선 샤오미는 스마트폰으로서 고사양이면서도 가격이 저렴하다. 샤오미는 갤럭시와 애플의 절반가격이다. 아이폰을 사서 2년을 사용하는 금액이면 매년 신버전이 나오는 샤오미를 1년에 한번씩 구매할 수 있다. 샤오미는 또한 중고장터가 활성화 돼 있어서 6개월 사용한후 팔기도 쉽다.

제품 스펙으로 따지면 샤오미는 갤럭시와 아이폰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다만 소프트웨어 능력이 떨어진다. 구입 1년 후 샤오미에서는 전원이 저절로 꺼지거나, 소프트웨어 구동이 멈춰버리는 등의 문제가 빈번해진다고 한다. 한 학생은 인터넷 세일기간에 샤오미를 1500위안에 산 후 10개월여 사용하다가 중고장터에 400위안에 팔아버리고, 샤오미 신제품을 ‘마니아 특별할인가’인 1600위안에 구매했다고 한다.

IT에 익숙한 학생들은 휴대폰을 빨리 교체하고 싶어한다. 매년 3~4월이면 미펀제(米粉节)라는 이름의 ‘샤오미팬 감사제’가 열린다. 이 시기를 이용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새 샤오미를 장만할 수 있으며, 팬들은 다들 미펀제를 기다린다.

샤오미의 휴대폰 커버도 젊은 층에게 어필한다. 시장에는 각양각색의 문양이나 디자인을 가진 커버가 셀 수 없이 많이 팔리고 있다. 분홍색 커버를 쓰다가 한달 후 바다색 커버로 바꾸는데 드는 비용은 20위안에 불과하다. 커버들은 날개돗힌 듯 팔려나가며, 친구들끼리 커버를 바꿔가며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샤오미에는 중국에서 유행하는 최신 앱이 탑재돼 판매된다. 샤오미 전용 앱사이트에는 샤오미가 엄선한 방대한 최신 앱들이 신속히 업데이트된다. 최신 중국 SNS를 사용하기에도 최적화돼있다. 샤오미는 앱 개발자들과 함께 창의적인 소통도구나 엔터테인먼트 요소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샤오미의 소통능력은 단연 외국계 기업들을 압도한다. 웹페이지를 통해 광범위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1주일에 한번씩 샤오미의 운영체계인 MIUI를 업그레이드시켜 발표한다. 의견이 반영되는 과정은 블로그나 웹페이지 등을 통해 모두 공개되며, 이 과정 역시 팬들에게는 재미요소다.

특히 샤오미의 '헝거마케팅(hunger marketing)'은 위력적이다. 샤오미는 신제품을 출시할 때 적은 수량만을 온라인을 통해 내놓는다. 이는 소비자들을 ‘헝그리’하게 만든다. 지난해 11월 신제품 출시때 샤오미는 15만대만 출시했으며, 완판까지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몇분만에 완판됐다’는 스토리는 단연 뜨거운 이슈다. ‘몇 시간을 컴퓨터앞에 대기했지만 구매에 실패했다’거나 ‘몇시간 후면 신제품이 내 손에 들어온다’ '지금 사려면 웃돈이 얼마다' ’사용해보니 어떻더라’ 라는 이야기들은 삽시간에 인터넷을 달구고, 젊은층들은 더욱 샤오미에 ‘헝그리’해진다.

이와 함께 샤오미가 중국제품이라서 심리적 만족감을 준다는 반응도 있다. 중국 젊은이들에게는 샤오미가 언젠가 애플과 갤럭시를 뛰어넘어 ‘중국의 자랑’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한편 4년 전 출범한 신생업체 샤오미는 스마트폰 판매량 기준으로 지난해 애플을 추월한 데 이어 올해 2분기 삼성까지 따돌리며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샤오미는 지난해 스마트폰 1870만대를 팔았다. 올해 이의 3배가 넘는 60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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