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저가의 중국산 철강재 수입이 크게 늘면서 국내 철강시장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H형강의 경우 우리나라 정부의 반덤핑 조사 착수에도 수입량은 여전히 줄지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7일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철강재 수입은 전월대비 3.8% 증가한 188만7000t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기준으로는 15%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7월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108만4000t으로 전월 대비 0.6%가 증가했으며 전년 대비로는 32.3%가 급증했다. 전체 수입산 철강재 중 중국산 비중은 57.4%를 기록중이다.
현재 중국산 제품의 범람으로 국내 시장을 잠식중인 H형강은 7월에만 6만2000t이 수입돼 전년 같은 달 기준으로 34.5%가 급증했다. 다만 7만2000t을 기록했던 지난 6월에 비해서는 14%가 감소했다. H형강의 경우 반덤핑 제소 움직임과 부적합 철강제 단속, 철강업체의 자발적 노력 등이 있었으나 수입량 감소폭이 크지 않아 여전히 우려스럽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 H형강 제품 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안다. 수입업체들도 반덤핑 제소와 부적합제품 단속 등 움직임에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지난해에 비해 올해 중국산 H형강 수입량이 크게 증가한데다 7월에도 수입물량이 예년에 비해 많아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철강협회가 내놓은 월별 증감폭은 큰 의미가 없는 만큼 3개월 정도 수입량 추이를 지켜보고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특히 건설업체들이 연말에 공사를 마무리짓는 만큼 4분기 수입량이 어떻게 변화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려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수입량 증가 이유는 철강 수입단가 하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대표적인 수입품목인 열연강판의 7월 평균수입단가는 전년대비 1.2% 하락한 571달러로 지난 2012년 4월부터 28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같은 가격이면 대형 마트에서 파는 수입맥주를 구입하는 게 사람의 심리다. 중국산 철강재 품의 수입 급증도 마찬가지다. 국산 제품과 큰 차이가 없으니 사서 쓴다는 얘기”라면서 “저가 제품 공세가 이어진다면 철강업체로선 대책이 없다. 통상압력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