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섬이 분식회계로 퇴출된 후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에 더욱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나치게 엄격해진 잣대 탓에 중국 유망기업마저 해외증시에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5일 동인당에 정통한 중국 현지 기업공개(IPO) 전문가 A씨는 "동인당이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거래소에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상장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꾸준히 협의했지만, 거래소가 지배구조 투명화를 비롯한 조건을 끝까지 요구해 철회한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거래소가 끝까지 직상장을 요구했고, 결국 동인당이 홍콩이나 미국증시로 마음을 돌리게 됐다"고 전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요구하지 않는 조건을 맞추기 위해 한국증시에 미련을 둘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동인당은 2013년 매출이 약 1조5000억원, 순이익도 1100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 매출 및 순이익도 각각 4900억원, 350억원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보여줬다.
동인당은 2013년 하반기부터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코스피 상장을 추진해왔다.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도 같은 해 10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동인당 상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결국 상장이 무산돼 다른 중국기업 IPO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인당 외에도 현재 중국 헝성그룹, 하이촨약업을 비롯한 기업이 국내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거래소는 아직 가능성이 남았다는 입장이다.
김성태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장심사부장은 "우리투자증권이 실사를 맡았기 때문에 별도로 자료를 요청한 적은 없다"며 "동인당은 앞서 상장한 중국기업보다 한 차원 높기 때문에 국내증시에 직상장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광재 우리투자증권 상무는 "중국 당국 승인을 비롯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며 "현재는 상황을 보고 있을 뿐 진행되고 있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