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가 격추되면서 유럽연합(EU)의 러시아에 대한 강경론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항공기 격추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있는 네덜란드의 마르크 뤼터 총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협의를 갖고 상당히 강한 어조로 협력을 촉구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협력할 자세를 보일 기회는 이제 끝나다고 있다”고 말해 추가제재에 대한 최후통보를 했다. 러시아와 경제관계가 깊지 않는 네덜란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소극적이었으나 네덜란드 국민들의 러시아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강경한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뤼터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전화협의를 갖고 영국도 10명의 희생자가 있어 “친러시아파 무장 세력이 항공기를 격추한 증거가 나오면 러시아에 대한 대응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이 일치했다.
한편 슈타인 마이어 독일 외무장관도 독일인이 희생된데 대해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사태 해결을 위해 진지하게 임할 자세를 보일 마지막 기회다”라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동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취해왔으나, 서유럽은 러시아와의 경제관계를 고려해 강력한 경제제재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이번 말레이시아 항공기 격추 사건으로 인해 서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에 대한 분위기는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EU는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격추되기 전날에 러시아에 대한 추가제재를 기업으로 확대하는 방침을 결정했으나 EU 국가들의 희생자가 다수 발생해 당초 예상보다 더욱 강력한 추가제재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U가 제재를 발동하기 위해서는 28개국 가맹국이 만장일치로 의결해야 한다. 이제까지 러시아 제재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말레이시아 격추 사건에 대해 “유럽과 세계에 대한 경종”이라고 지적하면서 유럽에 대해 미국에 동조해 러시아 추가제재를 발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말레이기아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승무원 국적>
▲ 네덜란드 193명
▲ 말레이시아 43명
▲ 호주 27명
▲ 인도네시아 12명
▲ 영국 10명
▲ 독일 4명
▲ 벨기에 4명
▲ 필리핀 3명
▲ 캐나다 1명
▲ 뉴질랜드 1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