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최근 글로벌기업들을 대상으로 공격적 M&A행보를 보이고 있는 중국의 푸싱(復星, Fosun)그룹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중조명했다. 푸싱그룹은 지난4월 LIG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들어 고배를 마셨고, 지난달 KDB생명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중도에 인수포기를 선언해,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다.
4년 전 해외 기업 인수전에 뛰어든 푸싱그룹은 주로 소규모 지분 확보에 주력하다 지난해 뉴욕의 체이스맨해튼 플라자 빌딩을 7억2500만 달러에 사들였고 올해 1월에는 포르투갈 최대 보험사인 카이하 세구로스 에 사우데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포르투갈 보험회사 인수액은 13억5000만 달러로, 푸싱그룹이 매입한 물건중 최고가다. 지난달에는 제프 로비노프 전 워너브러더스 픽처스 회장이 설립한 '스튜디오에잇(Studio 8)'에 투자를 결정했다. 스튜디오에잇은 중국 자본의 투자를 바탕으로 거대 예산이 들어가는 압도적인 스케일의 영화를 포함해 연간 5편 가량의 영화를 만들어 배급할 예정이다.
푸싱그룹의 M&A작업이 모두 순조로운 것은 아니다. LIG손해보험 인수전에는 KB금융그룹에 패했다. 미국의 포브스 미디어를 사들이고 클럽메드의 지배적 지분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노련한 도전자들을 만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4∼5억 달러로 추정되는 포브스 미디어 인수전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독일의 악셀 슈트링거 등과 각축을 벌이고 있다. 포선은 프랑스의 투자회사 아르디앙과 힘을 합쳐 클럽메드의 지배적 지분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 클럽메드의 지분 11%를 가진 이탈리아 투자자 안드레아 보노미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중국의 워런 버핏’으로 유명한 궈광창(郭廣昌) 푸싱그룹 회장은 현재 순재산 32억5000만달러로 포브스 선정 중국 부자 순위 31위에 올라 있다. 궈회장은 "경쟁이 치열한 인수 환경을 오히려 경험을 얻는 좋은 기회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참여를 통해 계속 배우면서 우리의 전반적인 역량을 개선하고 있다"고 WSJ과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또한 궈회장은 3년전에 "우리는 장래 비즈니스모델로 보험과 투자라는 양대 축을 갖게 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전략은 중국의 모멘텀과 세계의 자산을 결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WSJ는 궈 회장이 오래전부터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모방하려 했다면서, 버핏처럼 그룹의 주축인 보험사업에서 장기 투자를 뒷받침할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