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미래에셋운용 서유석 "국내 ETF 역차별 풀어야"

2014-07-2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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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사진 = 류태웅 기자]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정부에 아쉬움이 있죠. 국내 상장지수펀드(ETF)가 해외 ETF보다 불리해 불만인 투자자가 많아요."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ETF 세제만 합리적으로 개선해도 투자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말한다. 2012년부터 ETF 마케팅을 총괄해온 서유석 사장은 이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금융위원회는 10일 700여개 규제를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 금융규제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여기에도 ETF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아주경제는 금융위에서 방안을 내놓은 날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에서 서 사장을 만났다.

◆국내 ETF 불리해선 안 돼

해외 증시 ETF는 직접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로 22.0%만 물면 된다. 이에 비해 한국 증시에 속한 국내와 해외 ETF는 15.4%를 배당소득세로 내고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상이면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해외 ETF 쏠림이 나타나면서 국부유출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서 사장은 "해외 ETF가 자산관리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국내는 단기매매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역차별을 해소해야만 우리 시장도 질적인 성장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우리보다 10년 앞서 ETF 시장을 열었다. 발전단계로 보면 우리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에 정책적인 뒷받침마저 없으니 시장 활성화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기금도 ETF가 해답

국내 연기금이나 개인ㆍ퇴직연금, 프라이빗뱅커(PB)도 ETF에서 자산관리 해답을 찾아야 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연초 신년사에서 연금시장을 화두로 던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한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돈을 모으는 것보다 관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다른 금융투자상품에 비해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ETF가 주목받는 이유다.

미국은 독립투자자문업자(IFA)제도를 도입, 이미 자산관리시장을 성숙단계에 진입시켰다.

서 사장은 "미 ETF가 낮은 수수료로 인기를 누리는 것을 보면 우리도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PB도 자산관리 수단으로 ETF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가 최근 IFA를 도입해 자문서비스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업계에는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개인·퇴직연금 시장에서는 아직 뒷받침이 부족하다.

서 사장은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도 ETF를 활용하게 되겠지만, 현재 걸음마 단계"라며 "창구에서 팔면 되는 펀드와 달리 ETF는 시장에서 매매시스템을 갖춰야하는데, 준비가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연기금 시장에도 전략적으로 접근해왔다. 상품마다 가진 장점을 모아 변동성을 낮춘 반면 수익률을 높인 ETF 복합상품도 꾀하고 있다.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연기금 운용 속성에 맞춰 ETF를 진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서 사장은 "ETF를 활용한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서비스나 재간접펀드 개발도 가능하다"며 "기관 투자자를 위한 투자솔루션 제공에도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RQFII 부여도 가장 유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가장 먼저, 업계 최대 투자를 일으켜왔다.

서 사장은 "중국이 약 13조원 규모로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자격을 줬는데, 가장 유리한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라며 "누구보다 앞서 중국시장에 진출해 쌓아온 노하우가 다시 한 번 부각될 기회"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 회사와 함께 업계 빅2로 꼽히는 삼성자산운용에 대해서도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파트너로 보고 있다.

실제 국내 ETF 시장에 가장 먼저 공을 들인 곳은 삼성자산운용이다. 누구도 돌아보지 않을 때 삼성자산운용이 뛰어들었다.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한 여러 회사가 가세했고, 함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3회계연도 영업이익이 7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가까이 줄었다. 이는 결산월을 3월로 바꾸는 바람에 2013회계연도가 9개월 만에 끝난 영향이 컸다. 분기별 평균 영업이익으로 보면 2013회계연도가 246억원으로 전년 223억원보다 되레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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