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삼성전자와 삼성 직업병 피해 모임인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성과 없이 4차 협상을 마쳤다.
양측은 16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6시간 넘는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협상에 참여하는 피해자 8명에 대한 보상을 먼저 하자는 의견과 사과·보상·재발방지 등 3가지 사안을 함께 다루자는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협상에서 반올림은 삼성전자의 사과 부분에 대해 강조해 재발방지대책이나 보상 문제에 관해서는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
회사 측은 △협상에 참여 중인 발병자와 가족 8명에 대한 보상 논의 한 달 내 마무리 △양측에서 2~3명 이상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 가동 △8명 외의 대상자들의 보상 기준 마련을 위한 보상위원회 구성 등을 제안했다.
반올림측이 강조했던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삼성전자는 필요하다면 생산라인의 안전관리 현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불안감과 오해를 해소하고 독립적·전문적인 제 3의 기구를 통해 종합 진단을 실시하자는 전했다.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이날 협상을 마치고 나와 “제안한 내용에 대해 가족과 반올림 측이 전향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기대한다”며 “이른 시일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해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반올림 측은 사과에 대한 삼성전자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삼성에 사과 부분에 대해 준비를 해오라고 했는데 준비를 안 해서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시간을 소요됐다”며 “재발방지 부분은 다음 차에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이 앞서 공개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반올림은 대표이사가 꼭 나오는 등 방식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보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왔지만 교섭단에 먼저 보상을 할 것인지, 더 많은 피해자들이 빨리 보상을 받도록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삼성전자 백혈병 논란은 지난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 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고 황 씨의 부친 황상기씨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 유족급여를 신청하면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