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장관에 황우여 의원 내정, 불안한 게임업계 긴장감 ‘고조’

2014-07-1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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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장관으로 내정된 새누리당 황우여 의원]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게임을 ‘4대 중독’, ‘사회악’으로 규정해 논란을 촉발시킨 새누리당 황우여 의원이 교육부 장관에 내정돼 게임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황우여 의원을 새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청문회 등 후속 절차가 남아있지만 정치권에서는 황우여 내정자가 5선 의원에 원내대표까지 역임한 대표적인 친박계 중진 의원이라는 점에서 낙마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황우여 내정자가 강경한 반(反) 게임 성향을 지니고 있어 교육부 장관직을 수행할 경우 게임 산업에 전반에 걸친 심각한 규제 드라이브가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5선 중진, 대표적인 친박계 ‘큰형님’

황우여 교육부 장관 내정자는 지난 대선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으며 박근혜 정권 탄생에 큰 역할을 한데 이어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대표를 지낸 대표적인 친박계 중진 의원이다.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제1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 서울지법 판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해 서울고등법원 판사, 춘천, 제주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 헌법재판소 헌법연구부장 등을 역임했다. 1996년 신한국당 비례대표(제15대 국회의원)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 16대 총선부터 인천 연수구에 출마해 5선을 지냈다.

법조계 출신인 황우여 내정자를 교육부 장관으로 점찍은 배경에는 17대 국회 전반기인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국회 교육위원장을 맡으며 열린우리당이 추진했던 사학법 개정안을 저지하는 등 교육 분야 현안을 두루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황우여 내정자는 당시 교과부(교육부) 소관 상임위원회인 18대 국회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19대 국회 초반까지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지난 2011년에는 ‘등록금 반값 인하’ 발언으로 반값 등록금 이슈를 촉발시키기도 했다.

황우여 내정자의 교육부 장관 취임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황우여 내정자에 대해 다선 의원이고 여당 대표를 맡았다고는 하지만 검증은 철저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황우여 내정자가 5선 의원에 원내대표까지 역임한 어느 정도 검증된 인물이며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에 이은 후속 인사라는 점에서 심각한 갈등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게임은 사회악? 교육부 정책 방향 어디로…

황우여 내정자를 바라보는 게임 업계의 시선은 불안하다. 황우여 내정자가 게임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여러차례 내비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황우여 내정자는 지난해 10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게임을 마약과 알코올, 그리고 도박과 함께 이른바 ‘4대 중독’으로 규정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낳았다.

황우여 내정자는 당시 대표연설에서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4대 중독환자는 알코올 218만명, 인터넷게임 47만명, 도박 59만명, 마약 중독 9만명으로 국내 인구 중 6.7%인 333만여명에 달한다”며 “4대 중독, 즉 알콜과 마약 그리고 도박과 게임중독에서 괴로워 몸부림치는 개인과 가정의 고통을 이해, 치유하고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이 사회를 악에서 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손인춘 의원과 신의진 의원 등 새누리당 내부에서 연이어 제기된 게임 규제법안 발의 역시 이런 황우여 내정자의 반(反) 게임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황우여 내정자는 지난 3월 국제친선 조찬 기도회에서는 게임중독을 거론하며 “하나님 이외에 얽메이는 것은 중독”이라고 발언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극단적인 반 게임 성향을 지닌 황우여 내정자가 교육부 장관으로 취임한다면 게임 산업 전체에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예측된다. 교육부에서 청소년 보호라는 명목으로 강력한 게임 규제를 추진한다면 산업 전체에 치명적인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황우여 내정자가 장관 취임 이후에도 과거와 같은 입장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기본적으로 게임 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 게임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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