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자 중학교서 ‘스파링’을 빙자한 집단 학교폭력 발생

2014-07-1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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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반 학생 여러명이 한 학생 상대 폭력, 언어폭력, 인격모독 등

-학교측 피해학생 ‘성추행’ 혐의로 덮어 씌워...사건 은폐 혹은 축소 의혹

-피해학생, 유서쓰고 자살 시도...정형외과, 이빈후과, 정신과 치료 등 입원치료 중

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 부산의 사하구 소재 D중학교에서 수개월에 걸쳐 한 학생을 집단 폭력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학생은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하는 등 2차례에 걸쳐 입원했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가해자 학생들이 ‘스파링’을 빙자하며, 피해학생을 수개월에 걸쳐 폭행 등을 일삼아왔지만, 해당 학교에서는 사건이 불거지자 급하게 수습하는 과정에서 가해자 7명 중 2명을 처벌하고, 나머지 5명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처리하고, 오히려 피해학생을 ‘성추행’ 혐의를 덮어 씌워 사건을 은폐 또는 축소하고자 하는 등 의혹을 사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의 한 남자 중학교에서 집단 폭력이 발생했지만, 오히려 피해학생을 성추행 혐의로 몰아 사건을 은폐 또는 축소시키려고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사진=김태형 기자]


피해학생 부모의 제보에 따르면, 부산 D중학교 2학년인 피해학생 A모 군이 지난 3월 2학년으로 올라간 후 3일째 부터 가해학생인 B모 군이, “스파링 한번 하자”며 A모 군에게 제안했고, A모 군이 거절하자, B모군이 계속 괴롭혀, 결국 스파링에 응했지만, 심하게 구타를 당했다. 결과는 스파링을 빙자한 ‘구타’였다고 밝혔다.
특히 수학여행 당시 가해학생 B모군이 피해학생 A모군에게 돈을 빌렸지만, 갚지 않고 오히려, A모군에 모욕적인 말을 일삼자, 피해자 학생인 A모군이 담임 선생님에 “돈을 대신 받아주면 안되냐”고 호소했고, 선생님이 돈을 받아, A모 군에게 돌려 준 이후 스파링 폭력은 더욱 더 거세졌고, 가해학생들이 집단 따돌림이 시작됐다. 심지어 다른 가해자 학생들까지 가세해 돌아가며 스파링 폭력 및 언어 폭력, 인신모욕을 일삼아 왔다는 것이다.

그러다 지난 4월께 심하게 구타를 당해 결국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그때도 피해학생인 A모군은 “넘어져서 다쳤다”고 부모님께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5월이 지나고, 6월이 되자 가해학생들의 폭력 등 학교폭력의 수위가 점점 더 올라갔다. 급기야 심하게 구타를 당하게 되자 피해학생이 부모님들에게 사실을 털어놓게 되었다. 특히 구타와 집단 따돌림이 심해지자 피해학생 A모군은 자신의 컴퓨터 모니터에 유서까지 써 놓고,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다고 한다.

또한 피해학생이 폭력 등을 견디다 못해 학교에서 운영하는 ‘Wee클래스’ 센터와 담임선생님, 학생생활지도부 등을 찾아, 몇 차례에 걸쳐 피해와 관련해 상담했다고 한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는 가해 학생이나 피해 학생을 격리하거나 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건이 불거져 학교를 찾아 학교 관계자들에게 이유를 묻자 “피해학생이 폭력에 대해 신고를 하지 않아 알 수가 없었고, 오히려 교육청 학교 폭력 근절 매뉴얼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학생의 부모가 A모 군이 사실을 밝힌 후 학교폭력 사건을 뒤늦게 알고, 학교에 강력히 항의하자, 학교 측은 지난 6월 26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소집해 가해 학생 7명중 1명은 강제전학, 1명 은 학생특별교육 30시간, 학부모특별교육 4시간의 처분이 내려졌으며, 나머지 5명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을 처리, 피해학생 부모들에게 통보했다.

또한 학교측은 이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서인지 피해학생인 A모 군을 성추행 혐의로 몰고 갔다.

학교 폭력이 발생되고, 사건이 불거지자 지난 6월 말, 학교는 학생을 대상으로 고충을 처리하고, 학생의 고민을 듣는 ‘쪽지상담’을 실시했다. 그 과정에서 학교 측은 피해학생의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인 C모 군의 상담 쪽지 내용 속에서 성추행으로 추정되는 문구가 있다며, 오히려 경찰에 피해학생 A모 군을 신고하겠다고 까지 말하는 등 사건을 축소 또는 은폐하고자 하는 의도를 내비치는 발언을 했었다고 피해학생 부모들이 밝혔다.

이에 학교측 관계자는 쪽지 상담 일지를 보여주며 “매월 실시하는 쪽지 상담 속에 C모 군이 피해학생 A모 군으로부터 성추행과 유사한 문구를 작성한 사실을 보고, 신고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피해학생 A모군의 아버지인 김모씨는 “학교에서 밝힌 C모군은 아들의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로 부모들끼리도 친하게 지내는 사이다. C모군이 상담쪽지를 쓰고 난 후, 오히려 아들을 돕지 못해 미안하다며, 교유관계를 더욱 더 원활하고, 잘 지내기 위해서 쓴 것이지, 결코 그런 이유로 쓴 것이 아니다며, 학교 측에 오히려 없었던 일로 해 달라고까지 말을 했다”고 한다.

피해학생 아버지 김모씨는 “남자 중학교에서 성추행이라니 어의가 없다. 장난이 심하다보니 서로 접촉이 있을 수도 있는 나이다. 학교 측에서 주장하는 것 만큼 그런 혐의가 있다면, 경찰에 신고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피해자 학생의 부모는 피해 학생이 당한 고통에 비하면, 처벌이 너무 경미하다며 가해자 학생들에 대한 재심의를 요청했고, 학교폭력으로 가해학생 4명을 경찰에 신고를 했다.

신고를 접수한 관할 경찰서는 “가해학생들을 이번 주 내에 불러, 사실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학생 부모들은 “아들이 오랜기간동안 학교에서 집단 폭행을 당했 왔고, 학교도 이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결국 이러한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 것이다. 또한 오히려, 아들에게 성추행 혐의를 씌우는 등 더 이상 묵고 할 수가 없어 제보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사건 발생 후, 아들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가해자나 부모, 또한 학교에서 진심어린 사과를 했더라면 부모를 키우는 입장에서 사건을 잘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피해자인 아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불안한 정서를 보이고 타 학교로 전학을 원하고 있어, 재심의와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학교 측은 “학교 폭력 근절 매뉴얼에 따라 프로그램을 가동시켰지만,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게 되어서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피해 가족에게는 진심으로 사과를 하며, 향후에는 이러한 학교 폭력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폭력 근절 관련 사항을 풀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가해자 학생에 대한 심의 이의신청이 접수된 만큼 곧 재심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며,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이 서로 잘 화해할 수 있도록 중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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