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남부권의 방언인 광둥(廣東)어를 표준어인 푸퉁화(普通話)로 대체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광둥성 지역 방송국인 광둥TV는 지난달 30일부터 일부 뉴스 프로그램에서 광둥어 대신 푸퉁화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지역민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14일 보도했다. 방송사 측은 푸퉁화 방송을 위해 4명의 간판 앵커도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송사가 9월부터 전면 푸통화 체제로 전환할 것이란 소문도 나돌기 시작했다.
이에 현지 주민은 이번 사건을 진시황의 분서갱유(焚書坑儒·모든 사상 서적을 불태우고 유학자를 생매장한 일)에 비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주민은 방송국을 상대로 항의 전화에 나섰고, 시청 거부 소비자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고 자유시보는 전했다. 대만 언론은 이번 조치가 중국 당국의 표준어 보급 정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광둥성에서는 2010년에도 아시안게임 개최를 앞두고 방송 언어를 푸퉁화로 바꾸자는 제안이 나와 논란이 됐다. 당시 광둥성 광저우(廣州)시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아시안게임을 보러오는 관광객 등을 위해 표준어를 사용하자고 제안하자 광둥어 사수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광둥어는 광둥성을 비롯해 쓰촨(四川)성과 광시(廣西)좡족자치구 등에서도 사용된다. 사용 인구는 약 1억여 명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