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지 않은채 한국을 국빈방문하는 파격을 보였지만 중국의 기본적인 대북정책은 변한게 없다는 주장이 중국 학자로부터 제기됐다.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 평론가인 쑹루정(宋魯鄭)은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의 지역지인 첸장완바오(錢江晚報)에 7일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중국의 입장에서 한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북한을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쑹루정은 유럽에 거주하는 화교사이에서 유명한 시사평론가며 유럽에서 중국을 대변하는 국제정치문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시주석의 이번 방한은 1개국만 방문한 첫 사례이며, 시 주석은 북한보다 먼저 방문한 첫 국가지도자가 됐다"며 "이는 한중간의 경제협력 강화와 함께 한국이 가지는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양국의 무역액은 3000억달러에 육박하고, 한국에게 중국은 가장 큰 무역상대국이며, 가장 큰 수출대상국이면서 해외투자국이다. 중국에게 한국은 세번째로 큰 무역상대국이며 최대 수입대상국이고, 다섯번째 투자유입국이다. 이에 더해 한국은 일본을 견제하고 미국에 영향을 주는 국가로 독특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에 덧붙여 국제사회의 북한인권에 대한 비난이 과도하다고도 평가했다. 쑹루정은 "북한의 기대수명은 68.6세로 인도의 65.5세보다 높고 생활수준과 의료수준, 평균에너지사용량과 평균전력사용량 역시 인도보다 앞서있다"면서 "북한의 문명률은 제로에 가깝지만 인도는 30%를 넘는다"고 비교했다. 또 아프리카 말리의 경우 평균수명은 51세에 불과하며 전력사용량 역시 북한의 1/4에 그치고, 인구 20%가 노예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서방세계의 북한비난이 과도한 것은 중국을 의식한 측면도 있다"고 부연했다. 냉전이후 서방세계의 유일한 위협이 되는 중국의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가 북한이며, 이는 북한이 중국을 공략하는 약한고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측면에서 북한이 중국을 위해 일정부분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고 봐야한다고도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시주석의 파격적인 방한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이해관계는 변함이 없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존재해야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군사를 주둔시킬 명분이 생기며, 북한이 존재해야 일본으로서는 강한 한반도 통일 국가의 출현을 막고 군사비지출을 늘릴 수 있고 재무장의 길을 걸을 수 있다. 북한이 존재해야 러시아 역시 동북아 정세에 끼어들 여지가 생기며 이를 통해 미국, 일본과 흥정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는"저 멀리 미국마저도 북한의 생존을 바라고 있는데 국경을 마주대고 있는 중국이 북한을 어찌 포기하겠는가"라며 평론을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