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청와대의 비선라인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야권 내부에서 ‘만만회’로 지칭되는 비공식 조직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25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 출연해 박 대통령의 인사 참사와 관련, “정치권 등에서 (청와대) 비선라인이 인사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갖고 있지 않으냐”며 “‘만만회’라는 게 움직이고 있다”고 폭로했다.
‘청문회 저격수’이자 ‘정보통’으로 통하는 박 의원이 청와대의 비선조직을 공개적으로 거론함에 따라 향후 박 대통령의 인사 참사를 둘러싼 논란이 일 전망이다.
특히 대선 후보 이전 '7인회'를 시작으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이재만(총무비서관)·정호성(제1 부속실장)·안봉근(제2 부속실장) 등 '문고리 권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파문이 확전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청와대 ‘만만회’가 어떤 조직인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 박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인 정윤회 씨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인의 장막’ 논란에 휩싸인 박 대통령 비선라인의 실체가 드러날 경우 박 대통령의 집권 2년차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박 대통령은 문창극 사태로 지지율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6~20일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례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 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4.7% 포인트 하락한 44.0%로 집계됐다.
반면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비율은 같은 기간 5.0% 포인트 상승하며 49.3%로 치솟았다. 주간지표상으로 박 대통령의 부정 평가 비율이 긍정 평가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얼미터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 추세와 관련, “문 총리 지명 후폭풍으로 지난 13일 일간조사부터 계속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다만 청와대 내부에서도 문 후보자에 대한 사퇴 불가피론이 나오기 시작한 19일부터 반등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희비가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지난주 대비 4.5% 포인트 하락한 39.1%를 기록한 반면 새정치연합은 같은 기간 0.2% 포인트 상승한 35.0%로 집계됐다. 양당 격차는 4.1% 포인트로, 지난주 8.8% 포인트 대비 4.7% 포인트나 좁혀졌다.
한편 박 의원은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는 ‘김기춘 책임론’에 대해선 “비선라인에서 문 전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해서 김 실장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선라인이 국정을 움직이게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비서실장의 역할”이라고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