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KB금융지주를 새 주인으로 맞게 된 LIG손해보험과 대형사 도약에 실패한 유력 인수 후보 롯데손해보험의 표정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업계 2위 자리를 빼앗길 뻔한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도 KB금융의 손해보험업 진출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롯데그룹의 인수를 반대해 온 LIG손보 직원들은 이 같은 결과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LIG손보 관계자는 “KB금융, 보고펀드(동양생명), 롯데그룹 중 KB금융이 회사를 인수하길 바랐던 것이 사실”이라며 “직원 대부분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단숨에 업계 2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롯데손보에서는 한숨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롯데손보 내부에서는 롯데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란 희망적 전망이 나와 상심이 더욱 큰 상황이다.
국내 16개 주요 손보사의 2013사업연도(4~12월) 원수보험료 기준 LIG손보(13.42%)와 롯데손보(3.04%)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16.46%로 기존 2위사인 현대해상(16.24%)과 3위사 동부화재(15.46%)를 앞선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LIG손보를 인수하지 못한다고 해서 회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대형 손보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LIG손보와 롯데손보의 합병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업계 순위를 보전하게 된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KB금융이 LIG손보를 최종 인수할 경우 기존 LIG손보의 덩치가 유지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KB생명이 생명보험업계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듯 KB금융의 보험사 경영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이러한 반응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대형 금융지주사인 KB금융의 덩치를 감안할 때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의 전체적인 규모와 영업력, 브랜드 가치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LIG손보가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상위사들이 긴장을 늦추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KB국민은행 주거래 기업의 일반보험 계약을 LIG손보가 따낼 가능성이 높아 성장잠재력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