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대규모 징계, 금융사·당국 반성의 계기 삼아야

2014-06-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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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각종 사건·사고에 따른 금융당국의 무더기 징계로 금융권이 연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2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최근 각 금융사에 제재 수준을 사전 통보했다. 그동안 각 은행 및 카드사별 사건·사고를 비롯해 각종 의혹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결과로, 제재 대상에는 각 금융기관 담당자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CEO)들이 포함됐다.

최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내부갈등을 겪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을 비롯해 고객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외국계 은행과 KB국민·롯데·농협카드 전 CEO들도 중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CEO들이 대거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이면서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정권교체에 따른 CEO 교체 바람 이후 또다시 대폭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CEO들은 적극 소명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그동안 금융권 신뢰하락의 원인이 됐던 사례들에 대한 소명이 자칫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징계대상자 입장에서는 제재 원인에 대한 해명도 중요하지만 금융사 리더로서 사건·사고에 대한 책임 통감이나 반성보다는 자리보전에 급급한 모습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강도높은 무더기 징계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치금융 논란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금융당국 역시 사건·사고가 계속되는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조치나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특히 김종준 하나은행장에 대한 중징계와 관련해 자진 사퇴 여부를 둘러싸고 갈등을 겪은 사례에 비춰보면 이번 징계 결정 후 또 어떤 논란이 불거질 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상당수 금융인들이 '금융은 신뢰로부터 만들어진다'는 점을 기본적으로 인식하고 있듯 이번 사례를 계기로 금융사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도 그동안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반성하고 고객신뢰를 다지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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