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체제 전환설을 비롯해 삼성전자 또는 삼성물산 분할‧합병설이 여전히 강력하게 거론되는 전망들이다.
이러한 구조개편 전망의 방향성은 지분 승계 후 3세 지배력이 약화될 것에 대한 대비책에 맞춰진다.
10일 재계 및 증권가 등에 따르면 금융과 산업자본 분리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서라도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지주회사 전환 등 어떤 식으로든 체제 전환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달 보험업법 개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이 이러한 분석에 힘을 보탠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전자에 대한 삼성생명의 지배력이 약화될 것”이라며 “삼성SDI와 삼성생명이 소유한 삼성물산의 지분(11.8%)을 그룹 3세에 매각한 후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이 합병할 경우 합병법인에 대한 2‧3세 지분율이 27.2%로 높아져 지배구조가 약화될 것에 대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삼성SDI와 제일모직 자사주를 매입키로 한 것은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부추긴다.
유진투자증권 윤혁진 연구원은 지분 변동의 의의에 대해 “삼성전자의 핵심 부품업체에 대한 지배력 강화 목적”이라며 더불어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의 사전작업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 시 자회사 지분율이 20%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준비라는 설명이다.
윤 연구원은 이를 통해 “삼성SDI가 사업회사와 투자유가증권(삼성SDI 6조5000억원, 제일모직 6900억원)을 보유한 지주회사로 분할한 후 삼성SDI홀딩스와 삼성전자 홀딩스가 합병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삼성그룹 내부에선 지주 전환에 회의적이지만 지주회사는 계열사에 대한 3세 지배력을 높이는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윤태호 연구원은 “지주 전환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중요한 일을 후순위로 미룬다고 더 큰 실익이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며 “따라서 지배구조 개편이 가시화된 현 시점에 지주 전환 준비 작업을 통해 오너 일가의 경영권을 더욱 공고히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에버랜드를 지주로 한축으로는 삼성전자 중심의 삼성전자 홀딩스, 다른 축은 삼성생명 중심의 삼성중간금융지주 출범을 예상했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도 “에버랜드 상장은 향후 지주 전환 과정의 인적분할과 계열사 합병을 원활히 하기 위한 것으로, 상장사가 기업가치 산정 및 합병, 분할 작업이 더 쉽다”면서 지주 전환 가능성을 높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