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국내에 수입되는 해외 유모차들의 가격 거품이 ‘폭리’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유통구조를 개선해야한다는 소비자 요구가 높다. 특히 수입산과 국산브랜드 간 품질 차이가 없는데도 비정상적인 유모차의 유통구조가 소비자 등골을 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소비자시민모임이 발표한 ‘유모차 가격 및 품질 비교’ 결과에 따르면 국산 제품인 페도라 에스9(59만원)와 카펠라 캐슬(45만8000원)이 각각 ‘구매할 가치 있음’, ‘만족’ 평가를 받는 등 200만원대 수입산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소비자단체들은 품질에서 별반 차이가 없는데 수입 유모차가 더 비싼 이유로 ‘가격 거품’의 심화를 꼽는다. 소위말해 비싸야 잘 팔린다는 업체들의 콧대가 ‘고공비행’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또 브랜드별로 독점적 공식 수입업체를 통한 독점적 유통구조가 시장경쟁을 훼손하면서 외국보다 비쌀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최근 관세청이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수입산 유모차 가격은 한 대당 2만7037원~67만9140원 에 수입되나 국내 평균 판매가격은 수입가격의 약 3.6배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고가인 특정 해외 유명 제품도 수입가격은 약 62만원에 불과하나 독점적 유통구조를 거쳐 판매되는 시중가격이 150만원대(2.55배)에 달했다. 한국소비자는 ‘봉’인 셈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수입 유모차는 브랜드별로 독점적 공식 수입업체를 통해 수입한 후 공급업체에 의해 백화점 등 판매 독점의 유통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며 “국내 판매가격은 시장경쟁이 아닌 마케팅 전략 등에 의해 결정돼 한국 소비자들이 외국보다 동일제품을 더 비싸게 구입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과거 국산 브랜드 제품들이 유모차 시장을 점령하던 때와 달리 수입 유모차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높아지면서 국내 브랜드가 설 곳을 잃은 구조도 한 몫 한다는 지적이다.
소시모 측은 “과거 국산브랜드들이 유모차 시장을 잠식하면서 자연스러운 시장경쟁이 형성이 됐지만 수입제품이 밀려들어오면서 수입 유모차 시장이 확대됐다”면서 “현재는 과거와 달리 국산 유모차들도 수입제품과 견줄 수 있는 품질을 가지고 있어 합리적인 제품 선택이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관세청 측은 “독점 및 병행수입 가격을 공개하고 국내 판매가격도 포함시켜 합리적인 가격이 이뤄지도록 시장을 유도할 것”이라며 “병행수입과 해외직접구매 등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고 정식 제품을 인정하는 QR코드 부착과 AS망 등을 통한 수입물량 증가로 소비자의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수입·유통구조 시장을 방해하거나 병행수입 등 수입채널의 진입을 금지·담합하는 독점적 유통업체에 대해 공정거래법 적용이 가능하다”면서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구매선택 지원을 위해 소비자단체들로 하여금 가격·품질 비교정보 생산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관련예산을 지원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