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도곡역 화재가 '제2 대구지하철 참사'로 이어질 뻔했지만 역무원과 승객들의 침착한 행동으로 막을 수 있었다.
27일 오전 10시 51분쯤 서울지하철 3호선 도곡역에 도착한 객차에서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은 A(71) 씨가 가방에 준비해둔 시너에 불을 붙였다.
A씨는 불이 꺼지자 다시 시너에 불을 붙이며, 권 대리의 소화기 사용을 방해하기도 했다. 이후 다른 시민들도 다른 객차에서 소화기를 가져다가 함께 불을 껐다.
또한 화재 소식을 접한 기관사는 즉시 지하철을 세우고 소화기를 들고 사고 객차로 향했으며, 차장은 관제소와 교신해 양방향 지하철 운행을 중단시켰다. 또한 안내방송을 통해 승객들에게 대피 소식을 알렸다.
방송을 듣고 객차에서 빠져 나온 승객 270여 명은 도곡역을 통해, 뒤쪽 객차에 있던 승객 100여 명은 운전실 문을 통해 선로를 따라 매봉역까지 걸어가 탈출했다.
이날 역무원과 승객들의 대처에 불은 9분 만에 진화됐으며, 신속한 대피와 침착한 승객들의 행동으로 인명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방화범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업소와 관련된 소송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보상금을 받자 불만을 느끼고 자살을 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에서 사전답사를 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한 것으로 드러나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