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 상품이다보니 은행권의 변동금리 상품보다 금리 경쟁력에서 밀리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일각에서는 보금자리론 대출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금융권에 비해 높은 점, 연체율 상승 등을 이유로 부실 우려도 나오고 있다.
22일 주택금융공사와 금융권에 따르면 보금자리론의 취급 실적은 지난 3월 현재 1887억원을 기록했다. 보금자리론은 주택금융공사가 10~30년간 대출 원리금을 나눠 갚도록 설계한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다.
지난해 6월만 해도 보금자리론은 2조2629억원이 판매됐다. 7월에도 1조356억원으로 판매 규모가 1조원을 넘겼다. 그러나 8월 6478억원, 9월 4196억원에 이어 12월 3867억원까지 떨어지다 올 들어 1000억원대 선까지 내려앉았다.
여기에 은행권이 저금리 기조에 발맞춰 변동금리 대출 금리를 낮추면서 변동금리로 수요가 쏠렸다. 현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대 수준으로,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해 12월 87.1%까지 확대됐다가 3월말 현재 66.9%로 다소 감소한 상태다.
반면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5월 현재 4.30~4.55% 수준으로 월등히 높다. 이 때문에 공사 이사회에서는 국민주택기금의 재원을 활용해 보금자리론의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찾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보금자리론의 부실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터넷으로 신청 가능한 유(u) 보금자리론 연체율은 지난해 10월 0.77%에서 올해 2월 0.97%로 꾸준히 상승했다. 3월 현재는 0.81%로 다소 진정됐다.
주금공 관계자는 "보금자리론의 신규자산 유입 속도가 더디고 금리 하락 추세에 따라 취급 실적이 감소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평균적으로 4000억원의 조기 상환이 이뤄지다보니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잠깐 올라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금자리론은 금융권의 LTV 최대 상한선인 60%보다 높은 70%까지 인정된다. 서민 주택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적 성격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쏠림이다.
보금자리론의 지난해 대출금액 10조6172억원(공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양수한 자산 기준) 가운데 LTV가 60%를 초과하는 대출금은 6조7411억원으로 전체의 63.5%에 달했다. 그 중에서도 65%를 넘는 대출이 대부분이었다.
올 들어서도 2월까지 나간 705억원 가운데 491억원(69.6%)이 LTV 60%를 초과했다. 상환여력이 부족해 주택이 경매시장으로 넘어갈 경우 등을 감안하면 과도한 쏠림 현상이 부실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보금자리론의 LTV가 높긴 하나 DTI 등 상환능력이 있는 수요에게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면서 "외부 충격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한 고정금리 특성과 장기라는 요인을 감안하면 대출 수요자에게는 긍정적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