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대기업, 공기업, 금융기관, 외국계 기업의 20~30대 대졸 직장인 800명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직장인들은 컴퓨터활용능력(77.5%), 스피치능력(48.9%), 업무자격증(38.1%) 등이 업무수행에 도움이 되는 스펙이라고 응답했고, 영어점수(23.0%), 해외유학경험(10.6%)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전경련이 지난해 4월 취업 준비 대학생 815명에게 '취업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는 스펙이 무엇인가'를 설문조사한 결과 영어점수(69.2%), 자격증(64.5%), 학점관리(57.8%) 등의 순으로 응답한 것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컴퓨터를 활용한 문서작성 능력이 업무수행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이들이 꼽은 주된 이유로는 ‘신속한 업무처리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서(54.2%)’, ‘내부보고서·발표자료를 잘 만들 수 있어서(36.1%)’ 등이었다. 특히, ‘신속한 업무처리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응답자 중에는 외국계 기업(73.5%)에 근무하는 직장인이 공기업(59.8%), 금융기관(50.0%), 대기업(49.1%)의 직장인보다 높게 나타났고, 여성(58.2%)이 남성(49.8%)보다 높았다.
스피치능력이 업무수행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이들은 ‘상사·외부인사 대상으로 발표할 상황이 많아서(53.7%)’, ‘업무협의 등 조직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되어서(30.7%)’, ‘전화로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서(11.0%)’ 등의 순으로 그 이유를 들었다. ‘상사·외부인사 대상으로 발표할 상황이 많아서’라는 응답은 외국계 기업(66.7%) 직장인의 응답비율이 가장 높았고 대기업(54.3%), 공기업(54.2%), 금융기관(23.1%) 순이었다.
업무수행에 도움이 된다는 항목으로 업무 관련 자격증을 꼽은 이들은 컴퓨터 관련 자격증(42.6%), 직무 관련 자격증(39.7%), 제2외국어 자격증(12.1%) 등 순으로 응답했다. 업종별로 도움이 되는 자격증 선호도를 살펴본 결과 교육, IT, 유통·운송·숙박은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가장 선호했고 건설업, 금융업, 에너지·화학·섬유업종은 직무 관련 자격증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아 업종별로 자격증 선호도에 차이를 보였다.
영어점수가 업무수행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23%에 불과했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3배 이상 많은 77%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4월 815명의 취업 준비 대학생 조사에서 응답자의 69.2%가 취업을 위해 토익 등 영어점수를 가장 중요한 스펙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결과와는 반대되는 수치로 ‘스펙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어점수가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주된 이유도 ‘영어를 쓸 일이 없는 업무를 하고 있어서(53.9%)’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고, ‘영어점수가 높아도 실제 영어실력이 좋지 않아서(20.8%)’, ‘영어가 필요할 때에는 통역사 등 전문인력을 고용하기 때문에(16.9%)’ 순으로 조사됐다. ‘영어를 쓸 일이 없는 업무를 한다’는 응답자를 기업유형별로 보면 공기업(64.5%) 직장인이 가장 높았으며, 대기업(49.2%), 금융기관(45.9%), 외국계 기업(30.8%) 순이었다. 또한, 남성(49.2%)보다 여성(58.5%)의 비율이 높았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노사팀장은 “직장생활에 실제 많이 쓰이지 않는 영어점수를 높이기 위해 대다수 취업 준비 대학생들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입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현재 직장을 다니는 20~30대들이 실제 업무상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컴퓨터활용능력, 스피치능력, 업무자격증 등을 갖추는데 취업 준비 대학생들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