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강쇠 옹녀 "우리 그런사람들 아니에요" 명회회복 나서

2014-05-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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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6월11일부터 '변강쇠 점찍고 옹녀' 무대..최초의 18금(禁)' 창극 표방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 "이번 창극은 '변강쇠전의 명예회복'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 내달 첫선을 보이는 국립창극단의 신작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공연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야하고 웃긴 영화'로 대중화된 변강쇠는 '정력과색골'의 상징. 창극 '변강쇠전'도  '춘향가', '심청가' 등과 함께 판소리 여섯 바탕의 하나이지만 변강쇠와 옹녀가 서로의 성기를 묘사한 '기물가(己物歌)' 등이 외설적이라고 인식돼 점차 외면을 받았고 '음란물'로 치부되기에 이르렀다.

 김 감독은 "변강쇠전'은 외설적인 쪽으로만 치우쳐 알려졌지만 사실 그 안에는 유랑민들의 아픔과 장승문화 등 여러 전통문화가 담겨 있다"면서 "좀 야한 얘기도 해학적으로 풀면 감동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6월 11일부터 7월6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 무대에 오르는 이번 작품은 '변강쇠전'을 오늘날의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색골 변강쇠 이야기'와 거리를 두면서 변강쇠보다는 '색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옹녀'를 진짜 주인공으로 전면에 내세운다. 원작에서의 옹녀는 줄줄이 남편과 사별하고  운명처럼 만난 변강쇠마저 장승들의 분노로 잃는 팔자가 세지만 나약한 존재였다.

 반면 이번 창극에서 옹녀는 열녀로 그려진다. 병에 걸린 변강쇠를 살려내기 위해 장승들과의 전쟁까지 불사하는 적극적인 여성으로 변신한다.

 독특한 작품명에 의지가 담겼다.  김 감독은 "자칫 옹녀 중심의 이야기가 변강쇠 중심으로 이해될까 봐 제목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변강쇠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옹녀의 시대를 연다는 의미에서 '변강쇠 점 찍고 옹녀'라는 제목을 짓게 됐다"고 밝혔다.

 외설이라는 굴레를 벗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변강쇠' 이미지는 바꿀수 없는 상황. 이번 공연은 관람연령을 성인으로 제한하면서 '최초의 18금(禁)' 창극을 표방하고 있다.

 공연 기간이 길다. 총 26일에 걸쳐, 23회로 국립극단 역사상 최장 공연이다. 관람료는 2만∼5만원. (02)2280-4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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