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익률이 낮아진 가운데 펀드 보유기간은 늘어나고 있어 비용에 대한 인식이 보수적으로 바뀐 것이다. 투자자는 최근 온라인 가입으로 수수료를 낮춘 펀드나 세제 혜택 상품, 특별 섹터 펀드로 갈아타고 있다.
19일 한국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신규 공모펀드는 총 126개로 이 가운데 약 40%(48개)를 주식형펀드가 차지했다.
나머지를 보면 혼합채권형이 약 30%(36개), 혼합주식형 16%(20개), 채권형은 9%(12개)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2013년 신규 공모펀드 가운데 주식형펀드는 약 25%에 그쳤다. 올해 들어 펀드시장 상품 선호도가 확 바뀐 것이다.
주식형펀드 가운데에서도 소득공제장기펀드(이하 소장펀드)나 통일펀드, 온라인 펀드를 비롯한 저비용·고효율(세제혜택)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3월 출시된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은 두 달 만에 3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았다.
통일펀드는 연초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 대박'을 언급한 이후 운용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신영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을 비롯한 운용사가 잇달아 관련 펀드를 내놓고 있다.
키움증권이 1월에 내놓은 '키움변액보험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는 특별 섹터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로 220억원이 들어왔다.
소장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증권투자신탁(주식)종류모'는 3월 설정돼 160억원 이상을 모았다.
펀드슈퍼마켓 출범으로 온라인 펀드(S클래스)도 신규 상품이 쏟아졌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판매채널 다양화나 장기투자 정착을 위한 당국 의지, 통일 테마를 통해 관심이 고비용에서 저비용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최근까지 인기몰이를 했던 혼합형펀드인 롱숏펀드는 수익성 부진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20여개 롱숏펀드는 올해 들어 4700억원이 순유입됐으나, 최근 1개월만 보면 1000억원 가까이 빠져나갔다.
롱숏펀드 수익률도 최근 3개월 0.4%로 주식형펀드 평균(3.6%)을 한참 밑돌고 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롱숏펀드는 작년만 해도 성과가 좋고 기대감도 커 혼합형펀드 붐을 이끌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장세와 업계 여건 변화 속에 혼합형펀드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대차잔고가 늘어 매수와 매도를 같이할 종목이 많지 않은 점도 롱숏펀드가 부진한 이유다.
국내 증시 신용잔고는 14일 기준 4조9391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6월 7일(4조9923억원) 이후 최고치다.
오 연구원은 "국내 펀드시장이 한동안 저비용펀드 위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