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풀하우스', 만화보다 강해지고 드라마보다 아찔해졌다

2014-05-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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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풀하우스'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뮤지컬 '풀하우스'(연출 성재준)는 1993년 '댕기'와 '이슈'에 연재됐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 2004년에는 송혜교와 비를 주연으로 한 드라마로 재탄생했는데 그 후 10년이 지난 2014년, 뮤지컬로 다시 태어나면서 약 20년 동안 팬들과 만나고 있다.

'풀하우스'는 당대 최고 톱스타 이영재(서하준 김산호 양요섭 레오)에게 뺏긴 아버지가 남긴 유일한 유산인 풀하우스를 찾기 위한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 한지은(곽선영 정민주 정은지)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작품. 관객 흡입력은 20년 전 만화보다 더 강해졌고, 스토리는 10년 전 드라마보다 한 뼘 더 아찔해졌다. 

공연은 이영재와 한지은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시작한다. 서로 다른 목적에 의해 위험한 계약 약혼을 올린 이영재와 한지은은 과거를 간직한 풀하우스에 함께 살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갖은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사랑에 빠진 둘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약 2시간 30분의 러닝타임은 푸른빛의 풀하우스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꽉 채워졌다. 훈훈함과 따뜻함을 품은 풀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사고가 유쾌하게 그려지며 관객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한지은의 엉뚱한 발상으로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상상신은 관객의 배꼽을 훔치기에 충분하다.

원작 만화나 드라마와는 다르게 흘러가는 스토리 전개는 '풀하우스'를 보는 주요 관전 포인트다. 2010년 '제4회 대구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창작 뮤지컬로 선정된 이후 4년 동안 주요 스태프가 그대로 뭉쳐 초연의 미흡한 점을 보완한 덕. 쉴 틈 없이 이어지는 노래와 춤 사위,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는 지난 시간의 노고를 짐작케한다. 

원작 만화를 토대로 각색해 탄생한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 그리고 독특한 아이디어를 담은 영상과 무대는 또 하나의 볼거리. 공연 속 캐릭터와 딱 맞아 떨어지는 캐스팅은 몰입도를 높이는 데 필요충분한 작용을 했다. 게다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풀하우스 내부는 배우와 관객 사이의 친밀도를 높인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말이다. 이미 만화와 드라마를 통해 '풀하우스'를 접했던 관객이라면 특별한 반전 없는 결말에 진부하다거나 식상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영재와 한지은이 만나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이 어떻게 그려지는가에 초점을 맞추면 보다 덜 지루한 공연이 될 수 있다.

'풀하우스'는 하광석 작곡가와 원미솔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 게다가 뮤지컬 '해를 품은 달'과 '그날들' 등에서 다양한 안무를 선보였던 정도영 안무가의 파워풀함이 더해졌다. 박성민 무대 디자이너와 구윤영 조명 디자이너가 힘을 보탰고, 권도경 사운드 디자이너가 만나 전에 없던 뮤지컬로 태어난 '풀하우스'는 오는 6월 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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