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 개편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다만 해경 해체를 비롯해 국가안전처, 행정혁신처 신설 등을 담은 파격적인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내용을 강조했다.
공직사회 내 뿌리 깊게 고착된 관피아(관료+마피아)를 비롯해 사회 곳곳의 폐단을 대대적으로 손보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보다 구체적인 제도와 시스템 개혁을 통해 국가 개조에 가까운 작업을 하겠다는 것.
관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인사 문제를 배제한 것에 대해 국민의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대국민 담화에 개각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가는 것이 자칫 '땜질식 국면전환용'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분석에서다.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고용노동부 등 경제 부처도 이 같은 개각대상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다. 이에 해당부처 고위 공무원들은 언제 불어닥칠지 모르는 인사 역풍에 좌불안석이다.
특히 정홍원 총리가 사퇴한 국무총리실의 경우 빈자리를 채울 인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무총리는 국회의 인사청문회는 물론 본회의 표결을 통한 임명동의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총리 지명과 취임까지 최소 한 달이 걸린다.
관가 내부에서는 공공기관 정상화를 위해서도 원칙적인 수준의 내각 개편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빠른 조직 쇄신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부처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핵심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빠른 내각 개편 인사를 통한 전면적인 쇄신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조만간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표 수리를 시작으로 2기 내각 구성을 본격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