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나서 오후에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방문하기 위해 서울을 떠난다.
하지만 애초 세월호 참사로 인해 취소됐던 순방 일정인데 굳이 국정운영의 중대 고비가 될 담화 발표 당일 해외 방문에 나설 만큼 급박한 이유가 있는지 의구심이 생긴다. 일정도 오후인 데다 왕복 및 체류를 포함해 40여 시간에 불과하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실무 방문은 UAE에 수출된 1400MW급 원자로 설치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우리 기술로 만든 첫 원자로가 3월 17일 마산항을 출발해 아부다비항에 도착해 바지선에 선적돼 4월 30일 UAE 원전 현장에 도착해 있다. 건설 공정상 당초보다 1개월 정도 빠른 편인데, 공정상 더 이상 설치식을 늦출 수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경욱 대변인은 "UAE가 이번 원자로 설치식을 중시해 그간 박 대통령의 참석을 간곡히 희망했다"고 전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첫번째 원전이 2017년에나 완공되는데, 그때 가서 우리 원자로 기술을 자랑할 수 있겠지만 미리 우기 기술로 만든 원자로가 UAE에 설치됐다는 사실이 국제사회에 알려지면 향후 원전 수출에서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와대는 또 박 대통령의 이번 UAE 방문은 4기의 원자로 운영을 맡는 운영회사 설립계약의 성사를 지원하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 후 깜짝 순방 소식에 누리꾼들은 온라인상에서 비판적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 난국에서 급하게 UAE로 떠나는 것일까? 의혹투성이다”, “세월호 참사 비상 정국에 UAE행? 원전수출 홍보하나?”, “이 상황에서 꼭 가야 하나. 비상식적이다. 뭔가 석연치 않다”, “세월호 참사 관련 검찰, 비공개 수사 전환, 내일 담화문 발표 후 UAE 출국...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 등의 글들이 SNS상에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