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가희를 '춤꾼'이라 불렀나

2014-05-0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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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에서 보니 역할을 맡은 가희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그룹 애프터스쿨의 리더 가희를 상상한다면 오산이다.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 속 가희는 춤 잘 추고 노래 잘 부르던 가수의 탈을 완전히 벗었다.

지난달 15일 공연을 시작한 '보니앤클라이드'는 1920년대 대공황으로 혼란에 빠졌던 미국의 현실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 당시 미국 젊은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실존 인물 보니와 클라이드의 실제 이야기를 그린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가희는 죽음도 두렵지 않은 사랑을 선택한 매력적인 보니 역을 맡아 클라이드(엄기준, 에녹, 키, 박형식, 장현승)와 호흡을 맞춘다.

가희의 변신은 놀랍다. 가요 무대 위에서 화려하고 박력 있었던 가희는 뮤지컬 무대에서 완벽에 가까운 변신을 이뤘다. 보니의 매력을 아찔하면서도 농도 짙은 눈빛과 몸짓으로 표현하면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 특히 노래와 춤, 연기를 동시에 해야 하는 뮤지컬 무대에서도 여느 배우들과 다름없는 완벽함을 선보이며 '배우'로 탈바꿈을 노렸다.

'보니앤클라이드'는 보니와 클라이드의 유년 시절을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할리우드 스타를 꿈꾸던 보니와 가난 때문에 경찰에 쫓기던 클라이드는 서로 첫눈에 반했고, 급기야는 위험한 사랑을 시작한다.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에서 보니 역할을 맡은 가희 [사진=아주경제DB]

보니와 클라이드의 애정신, 그러니까 가희와 엄기준이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은 그 어느 작품보다 야릇하고 아찔하다. 가희는 눈빛만 봐도 통하는 연인의 심리를 제대로 표현했고, 관객은 두 사람의 영원한 사랑 앞에 눈물을 훔친다. 과감하고 아찔한 두 사람의 키스신과 수위 높은 베드신은 어떤 전율을 일으킬 정도다.

가희가 입는 의상 역시 또 하나의 볼거리다. 섹시하면서도 지적이고, 또 반항적 아름다움을 표현해야 하는 보니의 의상은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자아낸다. 실루엣이 여실히 드러나는 관능적 의상은 춤과 운동으로 다져진 가희의 몸매를 강조한다. 가희이기 때문에 소화 가능한 의상일 터다.

가희의 변신은 예고된 결과다. 가요계에서 '독하기'로 소문난 가희였기 때문에 뮤지컬 도전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로 가희는 '보니앤클라이드' 오디션 전 두 달 동안 연기 트레이닝을 받았고, 약 6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가희 표 보니를 탄생시킨 것이다.

한 관계자는 "가희가 혹독하게 연습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연기를 잘할 줄은 몰랐다. 엄기준이나 오소연 같은 대배우 앞에서도 부족함 없이 잘하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우리는 그동안 왜 가희를 '춤꾼'으로만 알았을까. 뮤지컬에 도전하며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가희의 더 큰 날갯짓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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