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병규 기자(안산) =29일 문을 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유가족들로부터 냉대를 받았다. 일부 유가족은 고성을 지르며 거세게 불만을 표했고, 박 대통령이 가져간 조화를 분향소 밖으로 내동댕이쳤다.
박 대통령은 이날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합동분양소가 정식으로 조문객을 맞기 한 시간여 전인 오전 8시55분께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박 대통령은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례 앞에서 헌화를 한 뒤 분향와 묵념을 했다. 조문을 마친 뒤 박 대통령은 유가족들와 대화를 나눴다.
유족들은 "자기 자식을 잃었다는 마음으로 임해줬으면 좋겠다", "사고 대책도 미흡했지만 현재 유족에 대한 대처도 엉망이다", "유족에 대한 대처를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으면 한다"는 등의 요구를 했다.
박 대통령은 10여분 간 대화를 주고 받은 뒤 오전 9시15께 분향소를 나왔다.
박 대통령의 조문이 유족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리진 못했다. 유족들은 "보기싫다"며 박 대통령이 가져온 조화를 분향소 밖에 내놨다. 정홍원 국무총리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낸 조화도 문전박대를 당했다. 현오석 기획재정부장관, 서남수 교육부장관 등이 보내온 조화는 리본만 따로 떼 분향소 벽에 걸었다.
이날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개방 하자마자 줄이 100m 넘게 서는 등 많은 조문 인파가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