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서울 삼성동 천년고찰 봉은사에서 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 흥미롭고 색다른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각(篆刻) 돌에 부처님 말씀이나 불화(佛畵) 이미지와 함께 불성(佛性)에 관한 메시지를 새겨 넣은 서예가이자 전각 작가인 이세웅의 전각 돌 조각전이다.
'돌에 꽃핀 부처님 말씀의 우담바라'를 타이틀로 한 이번 전시는 전통미와 현대적인 조형미를 겸비한 현대서예와 전각이 어우러진 전각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이번 전각 작품을 통해 “법구경의 한 구절 한 구절이 곧 부처님의 생전 말씀이고, 그 짧은 구절 속에 우리 삶을 돌아보며 후회를 줄일 수 있는 지혜가 담겨 있다"며 "간결하지만 영원할 수밖에 없는 가르침을 영구적인 돌에 혼을 담아 새겨 넣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작품 반야심경<般若心經>은 작가의 예리한 손맛을 볼수 느껴볼 수 있다. 한쪽 면 크기 ‘사방 9cm’ 네 개의 넓이에 무려 260자의 반야심경 전문을 새겨 넣었다. 전서(篆書)가 지닌 특유의 조형적 리듬감과 자간별 여백미를 고려한 작가적 연출력이 돋보인다.
보통 전각작품은 ‘돌의 밑면에 좋은 글귀를 새겨 종이에 찍거나 탁본을 뜨는 방식’이지만 작가의 작품은 돌의 사방 측면에 조각과 전각기법을 혼용해 음ㆍ양각으로 새긴 후 적절한 채색을 가미했다. 입체적인 손맛과 회화적인 조형미가 돋보이는 ‘특별한 서화각(書畵刻)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는 불교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한자어 ‘空ㆍ佛ㆍ無ㆍ卍’이나, 연꽃과 관음보살 등의 이미지를 돌에 심플한 패턴과 현대적인 미감으로 재해석한 작품도 선보여 눈길을 끈다.
봉은사 원학 주지스님은 “평소에는 꽃이 없다가 3000년마다 한 번 핀다는 우담바라(uḍumbara)처럼, 억겁의 인내로 실천하는 삶이 중요할지 모른다. 결국 천고(千古)의 세월이 빚어낸 돌에 부처님 말씀을 새긴 이세웅 작가의 전각작품은 부처님의 지혜와 가르침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의 우담화(優曇華) 선물”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5월18일까지.(02)3218-4800 박현주기자 hyun@ajunews.com
▲활동: 아시아예술경영협의회 캘리그라피 및 전각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