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잿빛 공포’인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고 있는 가운데 대기질 개선을 위한 한·중 간 공동 협력사업이 마침내 물꼬를 텄다. 이에 따라 양 국은 미세먼지 저감 사업을 위한 공동 책임기관을 두고 대기오염 관측자료 공유·환경과학기술 인력교류 등을 추진한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2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16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TEMM)’에 참석해 리 간지에 중국 환경보호부 부부장, 이시하라 노부테루(Ishihara Nobuteru) 일본 환경성 대신을 만나 각각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또 양국은 공공과 민간분야에서 개발된 환경기술의 실증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환경기술분야의 투자 촉진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한·중·일 환경장관회의는 황사·산성비·대기오염·해양오염 등 동북아 지역의 환경문제 공동대응 및 역내 환경개선을 위한 협력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총 15차례 열린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동북아 공포 대상이 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관련한 공동 대응 물꼬는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국내 대기오염물질의 평균 30~50%로 추정되는 중국발 고농도 미세먼지가 연일 한반도를 뒤덮고 있지만 주무부처도 미세먼지 예보의 정확도 제고와 황사 마스크 착용만 권장할 뿐 마땅한 대책이 없어 중국과의 공동협력 갈증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체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까지 가세하면서 근원지인 중국 내에 공장·자동차 등 인위적 배출원에 대한 대기물질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해왔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 상승은 중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북서풍을 타고 지속적으로 유입된 주된 원인과 주변 기압배치 및 대기정체가 미세먼지 확산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중국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미세먼지 공포를 씻을 수 없는 이유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날 양국 간 타결은 ‘잿빛 공포’를 씻기 위한 공동 액션행보에 첫발을 내딛는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국 간 협력에 따라 우리나라의 국립환경과학원과 중국의 국가모니터링 센터는 해당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양국의 책임기관으로 대기질 개선을 위한 실효적 대책을 진행할 계획이다.
윤성규 장관은 이날 “한·중·일은 미세먼지 등 월경성(越境性) 대기오염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이번 양자회담에서 합의된 협력사업의 추진이 동북아 대기질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