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방송부= JTBC 공개 세월호 동영상. 단원고 고 박수현군이 찍은 마지막 동영상. 선내 안내 방송에서는 자리 이동하지 말고 대기하라는 방송만.
JTBC '뉴스9'이 단원고 학생이 남긴 15분 분량의 세월호 동영상 일부 화면을 공개했습니다.
27일 방송된 '뉴스9'에서는 단원고등학교에 다니던 고 박수현 군의 아버지 박종대 씨의 인터뷰가 전파를 탔습니다.
박종대 씨가 공개한 세월호 동영상에는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되는 15분 동안 선내에서 학생들이 주고 받은 대화, 선내 안내방송한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또 이 영상에는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탈출할까를 망설이다가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해달라"는 선내 안내방송에 따르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박씨는 방송에서 "진상 규명을 위해 이 세월호 동영상을 JTBC 측에 건넸다"며 사고 접수 시간은 16일 오전 8시 58분인데, 아들의 동영상을 살펴보면 오전 8시 52분, 이미 배는 기울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씨는 사고 경위에 대해 정부가 발표한 것 중 오락가락한 부분이 많다"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또, 박씨는 16일 오전 7시 쯤 이미 배가 기울어진 것 같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그는 "오전 6시 26분 배 난간을 찍은 사진, 7시 37분 선내 조명을 찍은 사진이 있다"며 "당시부터 배가 기울어져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세월호 동영상 속에서는 단원고 학생이 119에 첫 신고를 했던 오전 8시 52분, 학생들이 “쏠리는 거 장난 아니야”, “야 누가 구명조끼 좀 꺼내와 봐”, “나 진짜 죽는 거 아냐?” 등 위험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장난 섞인 대화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침몰이 시작된 지 16분이 지났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안내방송에 따라 객실에 남아 있습니다. 한 학생은 “엄마, 아빠, 아 내 동생 어떡하지?"라며 가족을 떠올려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구명조끼를 입으라는 방송에 대해 학생들 중에 한 명이 "나 구명조끼 없는데"라고 하니 옆에 있던 친구가 "그럼 내꺼 입어"라고 했다. 구명조끼 없는 학생은 다시 "그럼 너는?"이라는 말에 구명조끼를 빌려준 학생은 "난 다시 가져와야지"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몇몇 학생들이 "무슨 일인지 말을 해줘야지, 구명조끼 입으란 거는 침몰되고 있다는 소리 아니야?"라며 탈출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재차 방송에서는 "현재 위치에서 이동하지 말라" 는 말만 나옵니다.
JTBC가 공개한 세월호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사고 초기에 학생들이 충분히 대피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리를 지키라는 안내방송 때문에 참사가 발생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분노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