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경제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정책세미나에서 그는 축사를 통해 "대외적인 환경 변화와 리스크 요인들은 앞으로 상당 기간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신흥국과 우리나라의)차별성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쉽게 자신할 수만은 없다고 본다"고 운을 뗐다.
이러한 요인으로 이 총재는 '수출-내수 간 불균형 성장', '실물-금융부문 간 불균형 발전' 두 가지를 언급했다.
그는 우선 수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 및 성장기여도가 상승하고 있는 점을 들어, 지나친 수출의존도에 따른 대외 취약성과 경기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성장과 고용 간 선순환 고리를 약화시켜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물부문에 비해 글로벌 경쟁력 등의 면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진 우리나라의 금융부문도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혁신 기업의 출현 및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자본시장의 발달이 미흡한 상황을 그는 우려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사하는 바와 같이, 금융산업의 성장이 시스템적 리스크를 제어하는 장치 없이 이루어질 경우 심각한 금융위기로 귀결될 수 있다"면서 "글로벌 금융규제 기준, 거시건전성 정책 체계 등 다각적인 안전장치들을 마련하는 데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그는 중앙은행이 물가안정 외에도 금융안정을 적극 도모해야 한다는 데 공감의 뜻도 밝혔다.
이 총재는 "금융안정 없이는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이 어렵다는 것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가장 큰 교훈"이라며 "중앙은행이 물가안정뿐만 아니라 금융안정도 함께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2011년 한국은행법 개정도 이러한 인식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부문 간 불균형이 성장은 물론 금융안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금융안정 요구의 바탕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그는 한은의 신용정책인 '금융중개지원대출(옛 총액한도대출)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