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 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기정사실화된 개각의 시기와 폭을 놓고 청와대가 고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세월호 침몰 사고 대응 과정을 두고 정부의 미숙한 대응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비등하는 만큼 정홍원 국무총리가 표명한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 다만 사표 수리 시점은 사고 수습 이후로 못박았다.
이에 따라 정 총리는 후임 총리가 지명 절차를 밟을 때까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하면서 참사 사고 수습을 맡게 됐다. 이후 사표가 수리되면 정부조직법에 따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총리직을 대행한다.
정 총리 사표를 즉각 수리하게 되면, 세월호 참사 수습과정에서 불거질 국정책임론에 박 대통령이 '여과없이'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이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정 총리의 사의 표명으로 세월호 참사 후 급부상한 개각 불가피론은 이제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특히 정 총리의 사의 표명이 야당 등에서 요구하는 내각총사퇴의 신호탄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정 총리가 내각 일괄사표가 아닌 ‘나홀로 사퇴’를 선택함에 따라 내각 총사퇴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총리를 포함한 대폭 개각 단행 등 내각 거취는 박 대통령에게 넘겨졌다.
청와대는 이번 사고 이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심화한 가운데 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율도 크게 하락 반전한 만큼 큰 폭의 개각단행을 통해 공직사회에 경고와 대대적 혁신 메시지를 주면서 새로운 국정동력을 얻어야 한다는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개각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 장관은 해당 부처가 사고 발생 초기 대응과 이후 구조·수습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거나, 일부는 본인이 논란이 되는 언행과 행동으로 물의를 빚었기 때문이다.
다만 총리에 이어 경제 전반을 총책임지는 부총리마저 교체할 경우 국정운영이 불안해지고 사고수습 작업도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 청와대의 고심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방선거 이전에 개각을 할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의 야당 공세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적 흠결 문제로 낙마하는 후보자가 생길 경우에는 오히려 정치적 리스크는 더욱 커지게 된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정부·여권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어서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이 엄중한 일부 각료들에 대해서는 지방선거 전이라도 교체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