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난 공연가는 심오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성 있는 연극들이 연이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인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원초적인 감정과, 이기적이면서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담아 공연후까지 곱씹게한다.
인간의 노골적인 욕망도 투사해 관람 등급도 높다. 연극 <M.Butterfly>와 <메피스토>는 만 17세 이상 관람가이며 <에쿠우스>와 <헤르메스>는 만 19세 이상이 볼수 있다.
◆프랑스 외교관과 중국 배우의 러브 스토리 <M.Butterfly>
주인공 ‘르네 갈리마는’는 오페라 <나비부인>의 여주인공 ‘송 릴링’의 도도하고 우아한 자태에 매료되어 사랑에 빠진다. 2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 날, 르네는 국가기밀누설죄라는 죄목으로 체포되고 그 동안 믿어 왔던 모든 사실이 무너지며 자신을 감싸고 있던 ‘사건’들을 통해 인간의 환상과 욕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두 사람의 기묘한 사랑 이야기에서 확장되어 남성과 여성, 서양과 동양이 갖고 있는 편견을 비판하는 동시에 인간의 욕망까지 폭넓게 다룬다. 1988년, 워싱턴 초연 이후 뉴욕 유진 오 중국계 미국인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 황(David Henry Hwang)’의 대표작으로 1986년,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형을 선고 받은 전 프랑스 외교관 ‘버나드 브루시코’와 중국 경극 배우 ‘쉬 페이푸’의 충격적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차용한 작품이다.
2012년 4월, <연극열전4> 두 번째 작품으로 국내 초연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연극 <M. Butterfly>는대학고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앵콜 공연 중이다.
◆선한 인간의 영원한 라이벌, 그 이름 '메피스토'
연극 <메피스토>는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대표작 <파우스트>에서 주인공 파우스트를 유혹하는 악마 ‘메피스토’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파우스트가 메피스토를 통해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악을 만나게 되는 과정을 통해 인간 모두에게 내재된 ‘이중성’에 주목한다.
평생에 걸쳐 우주의 지배원리를 탐구하며 세상의 진리를 알기 위해 고뇌하던 늙은 파우스트는 학문적인 탐구와 삶에 대한 인식을 통해 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믿었지만 결국 그것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회의에 빠진다.
그런 그에게 악마 메피스토는 그의 영혼을 담보로 그에게 쾌락의 삶을 선사한다. 그러나 결국 자신의 욕망으로 인해 사랑하는 여인이 악마의 제물로 바쳐지게 됨을 깨닫는다. 선과 악’ ‘구원과 타락’ 속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삶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연극 <메피스토>는 만 17세 이상으로 관람 등급을 높였다. 19일까지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한다.
◆극단 실험극장의 <에쿠우스>
충격적인 나체연기로 1973년 영국의 올드빅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는 센세이셔널 한 작품이다.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가 8마리 말의 눈을 찌른 소년 앨런의 비밀을 캐내는 과정을 그린다. 다이사트는 앨런의 이런 야만적 행위의 근원이 위선적인 금욕주의의 아버지와 맹목적 광신에 휩싸인 어머니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투쟁의 결과였음을 알게 된다.
문명의 허위성을 폭로하고 인류 구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연극 <에쿠우스>. 특히 이번 공연은 원작의 원시적 본능을 충실하게 전달하기 위해 배우들의 전라 노출 연기로 국내에서 공연된 이래 처음으로 19금 공연으로 올려지고 있다. 5월17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자본화가 되어가는 이 시대에 던지는 메시지 <헤르메스>
주인공 ‘남건’은 돈을 벌 목적으로 성인 연극을 제작, 출연하며 엄청난 부를 축적한다. 그는 재산이 늘어갈 수록 주위 사람들의 상황과 고통은 안중에도 없고, 오롯이 자신의 자본적 이익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물이다.
일상의 모든 순간이 돈과 쾌락으로 귀결되며 점점 자본의 노예가 되는 ‘남건’은 도덕적으로 타락하는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한다. 연극 <이>의 작가 김태웅 연출의 신작 <헤르메스>는 자본화가 되어 가는 이 시대와 그 안에서 방황하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그리며 철저히 자본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세태를 꼬집고 있다.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