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기업형 소프트웨어 SAP코리아에 '동의의결제' 결정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소프트웨어(SW) 시장에 불공정 혐의가 짙은 글로벌 기업 SAP코리아가 소비자피해구제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는 동의의결제를 신청, 공정당국이 이를 받아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일 SAP코리아의 동의의결 신청에 대한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SAP코리아는 독일계 한국법인으로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제작·판매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주로 기업의 인적자원을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엔터프라이즈리소스플랜 등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공급하거나 대기업들이 협력사와 물품거래 시 시스템적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만든다.

특히 전사적자원관리(ERP)·협력사관계관리(SRM) 시스템 등은 국내에서만 각각 49.7%·46%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ERP시스템은 1000명 이상의 대기업 80% 정도가 해당 시스템을 활용하는 등 지난해 매출액만 3000억원 규모다.

공정위에 따르면 SAP코리아는 조수중인 사건에 대해 지난 2013년 11월 6일 동의의결을 신청해왔다.

SAP코리아가 받고 있는 불공정혐의는 SW 구매기업들이 회사합병 등 사정변경을 이유로 일부계약 해지를 요구해도 이를 허용하지 않는 등 부분해지 금지 행위다

또 SW 재판매 협력사에 대해서는 3개월 전에 통보하면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임의적 계약해지 행위를 일삼아왔다.

그러나 SAP코리아의 동의의결 신청이 결정되면서 법적 제재는 피하게 됐다. 대신 스스로 시정방안을 만든 뒤 이해관계자, 관계부처 등과 협의를 거쳐 최종 동의의결안을 확정 받아야한다.

지철호 공정위 상임위원은 “해외경쟁당국도 이러한 분야에서는 대부분 무혐의하거나 자진시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SAP코리아가 자발적으로 시정, 구제방안을 내는 등 상생지원을 통한 실질적 구제가 가능해 동의의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철호 상임위원은 이어 “지난해 6월 신청인은 본사 차원에서 이미 새로운 부분해지 정책을 도입시행하고 있고 국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국내와 동일하게 변경을 추진 중”이라면서 “다만 이번 결정은 사업자의 신청에 대해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할 것인지 여부만을 심의한 것으로 향후 최종 동의의결의 잠정안을 마련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