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대학로 예술가의집 다목적홀에서 '문화예술기관 운영 합리화 방안' 공청회를 개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 이하 예술위) 등 공공기관 통합과 관련한 안을 제시한 뒤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정부는 현재 경영효율화를 위해 예술위를 중심으로 한국공연예술센터(HANPAC, 이하 예술센터), 국립예술자료원(이하 자료원) 등 문화예술 공공기관 세 곳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국립극단과 명동예술극장을 합해 재단법인 국립극단을 출범시키는 안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이 안이 마무리되면 기존 재단법인인 명동정동극장은 재단법인 정동극장이 된다.
발제에 나선 조현래 문체부 예술정책과장은 "경영합리화를 통한 문화예술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통합을 추진하게 됐다"며 "기관 간 중복 기능은 조정하겠지만 사업 지원 등 신규 기능은 강화해 나가고, 현장 예술인의 참여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과장은 이날 예술센터와 관련해 무료 대관 확대 및 무대 보조 인력 무료 지원 강화, 연습 공간 확대 제공, 공연장과 연계한 신진 예술가 육성으로 일자리 창출 기반 조성 등의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또 자료원의 사업비도 2014년 11억원에서 2016년 30억원으로 늘리고 학예사 등 연구 인력도 올해 두 명에서 2016년 6명으로 늘려나가는 등 역량 강화와 자료 분석 기능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훈 문체부 공연전통예술과장은 국립극단 통합법인과 관련해 "기획 기능이 강한 국립극단과 대표 공연장을 보유한 명동예술극장이 연계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경상비는 긴축하겠지만 연극제작 등 사업비 등은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과장은 국립극단 통합법인을 현장 참여형 기관으로 운영해 연극계의 창작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연극 인력 양성의 산실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준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학과 교수는 "예술센터는 외형적으로 5개의 공연장을 운영하는 최대 공공예술센터이지만 현재의 예산과 인력으로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쉽지 않다"며 "예산과 기획 인력 등이 확대돼 우수 예술 프로그램을 알릴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나야한다"고 말했다.
김현남 한체대 생활무용학과 교수는 "통합을 하더라도 운영 기조를 어떻게 마련할지가 중요하다"면서 "특히 무용계의 작업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반면 윤봉구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문체부의 안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윤 이사장은 "예술센터는 현장 연극인이 많이 애용하는 극장인데 통합에 따른 실질적인 시너지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예산이 절감되는지 등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며 "예술위도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통합이 되면 연극 사업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 예산이 더 삭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예술위는 1972년 설립된 문예진흥원이 모태이며 국고와 문화예술진흥기금을 토대로 예술가와 예술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예술센터와 자료원은 예술위의 일부 기능을 갖고 2010년 독립해 나가 출범했다.
경영 효율화라는 명분은 있지만 분리된 지 불과 4년 만에 조직을 재통합하는 것은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청중은 "국민의 혈세로 만든 조직을 불과 얼마 되지 않아서 찢었다 붙였다 하는 것은 문제 아니냐"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이날 공청회의 의견을 토대로 이달 말까지 기능조정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6월 이전까지 통합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